신작(Newly)

(17019) 그물코 / 손정모

intervia 2017. 7. 8. 09:31
      그물코 / 손정모(17019) 성실하면 영광의 날이 올 줄 알았다 노력하면 배불리 살날도 올 줄 알았다 내 코가 석자인 지금 돌아보니 내 그물을 탓하기보다 목이 메인다 화려한 날은 가고 젊음도 시든 지금 배가 아프다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고프다 무거운 짐은 어깨 위에서 용서하라고 외친다 코가 비틀어진다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라 물의 저항이다 힘든 삶이다 너무 많은 욕심이 아니다 가만히 보니 법꾸리지 기름장어... 장관급도 대법관도 다 빠져나가는 헐렁코 대어는 다 놓치고 피래미만 잡는 그물코 고기들의 저항보다 물의 저항이 더 높아 높이 오를 수도 빨리 달릴 수도 없는 엔진 세상의 모든 짐이 너저분하게 소리친다 콧김이 난다 단내가 난다 목이 마르다 소달구지와 마차가 신작로에서 달렸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를 들고 아이들이 노래를 불렸다 각설이 타령에 흙수저 1등 흙가마 2등 은가마 3등 금가마 그게 아니고 1등은 코걸이 2등은 목걸이 3등은 가락지 그물코는 누렁이의 코걸이 목걸이는 개줄 가락지의 약속 금가락지 아니 다이아몬드 사다리 게임이 끝나자 눈가리고 숨바꼭질 그래도 이쁜애들은 벌렁코라 잘도 고른다 애들은 무대에서 철없이 노래를 부른다 이제 등수는 그만..... 성실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재주를 그들은 안다 내 코는 그런 재주가 없어 자꾸만 비틀어진다 2017년7월6일ss. ................................. 콧구멍이 좁아서 숨쉬기도 어려운데 코평수 늘리지 못했다 사고 파는 재주도 없었다 노락질 더더욱 못했다 다아 없는 복이다 복타령이나 해야지 뭐 설명이 안되니까 이유도 없다 못 번게 죄다 아이구 ㅂㅅ ㅉㄷ ......................................... 내 생의 사직서 / 손정모 내 생의 사직은 얽혀있음을 푸는 것이다 살다보니 이곳저곳 꼬임도 많아 뒤틀린 곳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약의 길에 꽃을 심었다 친족도 보살피지 못한 친구도 돌아보지 못한 아내도 사랑하지 못한 부모도 자식도 부자격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내 생애 사직서는 꽃한송이 피우는 것 친족의 자격 없음으로 꽃씨를 보냅니다 친구를 돌아보지 못했음으로 눈꽃의 방울을 울립니다 부부지정 부자지정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자격을 심사합니다 끈을 놓을 수 없는 연민과 절망 그곳에도 꽃한송이를 보낼까 합니다 받아줄까요 두 팔 벌려 받아줄까요 사랑하는 이 들이여 꽃한송이 피워주실꺼죠 그 정성 하늘에 닿을 때까지 깊고도 높게 우러러 이쁘게 피워주실꺼죠 가슴에는 눈꽃의 씨앗을 품고 날마다 연민에 떠는 실낱같은 내 생애 사직서를 오늘도 애타게 피우고 있다 2012.6.29.ss. ......................................... 별이란 천만원 /손정모(13037) 흐린날 별이 아린다 가슴속에서 솟아나는 푸른 별빛은 잃어버린 사랑이다 혹성을 떠나 항성에 머무는 내 눈빛은 아주 작은 가슴에 큰 돌이다 1등성이 못되어 잡히지 않는 kr13037 천체 나의 별이다 주인 없는 별빛이 너무 예쁘다 찬란한 밤을 기다리는 그대에게 나는 무엇이 되어 그대에게 가리 잃어버린 눈물을 찾아 오늘 밤이면 그저 바라볼 수 있는 그대들의 꿈 같은 행복이고 싶다 밤하늘의 별이고 싶다 가슴가득 채워지는 이름 천만원 그런 별이고 싶다 2013.7.02.ss. ------------------------------------ 고독의 끝 / 김현승 거기서 나는 옷을 벗는다. 모든 황혼이 다시는 나를 물들이지 않는 곳에서. 나는 끝나면서 나의 처음까지도 알게 된다. 신은 무한히 넘치어 내 작은 눈에는 들일 수 없고, 나는 너무 잘아서 신의 눈엔 끝내 보이지 않았다. 무덤에 잠깐 들렀다가 내게 숨막혀 바람도 따르지 않는 곳으로 떠나면서 떠나면서, 내가 할 일은 거기서 영혼의 옷마저 벗어 버린다. ------------------------------------ 인연서설 /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풀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
Celtic Night / White W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