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7018) 또 눈군가 앞서 / 손정모

intervia 2017. 6. 25. 10:07
      또 누군가 앞서 / 손정모(17018) 한 발짝 뒤에서 누군가 나를 보고 있지 차가 떠난 뒤 그 쓸쓸함이란 이유 있는 반항이 세월 뒤에 숨은 이유 없는 반항이 있지 촛불의 뒷모습 불 꺼진 뒤 오는 이상한 날의 반항 도덕과 윤리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흥분 속에는 반항이 있다 한걸음 뒤 또 한걸음 뒤에서 난 또 누군가를 보고 있다 보고 있음이 내가 아니고 너도 아니고 하늘가는 구름 한번쯤 비가 내리고 소리 없는 반항 처절하게 그러고 싶을 때 문득 떠나고 싶다 실수란 그런 거라고 뒤돌아보면 촛불의 그림자 향불 하나 타고 있지 2017.6.25.ss. ------------------------------------ 신용비어천가 / 손정모(14049) 나는 왜 비를 기다리는 것일까 비를 타고 승천하면 용이 된다는 전설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 나는 그 전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미련한자가 비를 기다린다고 아니야 아니야 미련하지 않아 누가 복도에서 늑대처럼 꺼억 그러는데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눈이 희둥그레졌다 울지마라 나도 울고싶다 미치지 마라 나도 미치고 싶다 참다보면 비 오는 날도 기다려진다 이무기들의 몸부림 저 처절함 빗속을 뒹굴고 싶다 펴거닥 엎어져 빗속에 뒹군다 그러지마라 누군들 울고 싶을 때가 없으라 누군들 하늘에 올라가 소리치고 싶지 않으라 땅 바닥을 기어가는 미물들의 행진 그들도 하늘을 날아 갈 것이다 이른 새벽 아무도 몰래 살짝 오는 비를 타고 우우우 저 해가 뜨기 전에 하늘을 날고 싶다 2014년6월20일ss ....................................................... 태양의 분노 / 손정모 내 꿈에는 춤추는 바람이 분다 세상 뭇 미소 보다도 더 황홀한 물안개 피는 숲골 그 아늑함을 아이와 손잡고 누었다 메마른 땅 위에 남은 흔적들 판각의 흔적 영원하다 화석이다 혼자 만든 환상 갈라지고 여린 생명이 먼저 잠들고 잠 못 이룬 강자들 마저 누었다 꿈 속에서 내리는 빗물 요란하게 휩쓸고 갔다 세상에 맞출 수 없어 머리를 깍고 문신을 했다 가슴이 소리없이 핏물이 났다 달려든 파리의 엥화 노틀꼼추 점점 소리는 줄고 내 가슴은 끝내 사막의 모래로 쉬지 않는 바람에 먼지만 날렸다 잉태하지 못한 꿈은 태양의 분노만 샀다 황홀한 태양의 분노 꿈속에서도 춤추는 바람은 세상의 뭇 미소 보다도 더 살아 남기 힘들다 ....................... 지독한 가뭄 땅이 말라 갈라지고 부서지면 먼지 날리는 황사 고비언덕의 달빛은 더 고요하지요 생명의 빛은 있으나 공기는 있으나 물은 없다 그 가뭄은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싸움이다 강태공은 빈 낚시에 세월을 낚았다 우리는 맨 땅에 비늘날 샌 낚시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탓한다 지독한 가뭄은 취직가뭄 뿐이겠는가 풀러스 가뭄도 빈손에 헤딩하게 한다 하늘에 별은 모두를 잠들게 한다 여명에 떠오른 태양 피할 길이 없다 그 민망함을 면박을 세워 자식이 소리 지런다 아픔이다 부권이 무너져 내리고 교권 또한 무너진다 망나니 칼잡이 꼭 하루살이 춤이다 태양의 분노는 이렇게 시작된다 2012.6.20.ss. ------------------------------------ 너에게 / 김현태 왜 그대인지 왜 그대여야만 하는지 이 세상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다 해도 그대여야만 하는 이유가 내겐 있습니다 한 순간, 한 호흡 사이에도 언제나 그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허공의 옆구리에 걸린 잎사귀 하나가 수백 번 몸 뒤척이는 그 순간에도 아침 햇살의 이른 방문에 부산을 떨며 떠나는 하루살이의 뒷모습에도 저미는 내 가슴을 뚫고 자라나는 선인장의 가시 끝자락에도 그대가 오도카니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한 운명 같은 그대여 죽어서도 다시 살아도 지울 수 없는 사람아 그대가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 고백의 시 / 김현승 나도 처음에는 내 가슴이 나의 시(詩)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가슴을 앓고 있다. 나의 시(詩)는 나에게서 차츰 벗어나 나의 낡은 집을 헐고 있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아는 것과는 나에게서는 다르다. 금빛에 입맞추는 것과 금빛을 캐어 내는 것과는 나에게서 다르다. 나도 처음에는 나의 눈물로 내 노래의 잔을 가득히 채웠지만, 이제는 이 잔을 비우고 있다. 맑고 투명한 유리빛으로 비우고 있다.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얻으려면 더욱 얻지 못하는가, 아름다운 장미도 아닌 아름다운 장미와 시간의 관계도 아닌 그 장미와 사랑의 기쁨은 더욱 아닌 곳에, 아아 나의 시(詩)는 마른다! 나의 시(詩)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의 시(詩)는 둘이며 둘이 아닌 오직 하나를 위하여, 너와 나의 하나를 위하여 너에게서 쫓겨나며 나와 함께 마른다! 무덤에서도 캄캄한 너를 기다리며…… ------------------------------------ 사랑은 가끔 아프다 / 김경훈 살아온 길도 살아갈 길도 아득한 날에는 사랑도 몸살처럼 가끔 아픔으로 온다 꽃 피는 날에 꽃잎에 쓰던 편지도 비 오던 날에 유리창에 쓰던 사연도 그 어느 것 하나 지워버리고 싶은 추억이 아니다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을 심어놓고 애태우며 바라보는 것은 슬퍼도 아름다운 기억이 아닐까 사랑하며 살 날도 살아가며 사랑할 날도 그리 길지 않음을 알면서도 우리는 가끔 사랑으로 아파하지만 그래도 우리 아파도 사랑해야 하고 사랑하며 아파도 사랑해야 한다 사랑은 무지개 끝에 피는 꽃이 아니라 홀로 흘리는 눈물 끝에 맺히는 간절한 바램이기에 ------------------------------------ 사랑했던 날보다 / 이정하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다는 것을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했다는 것을 그대와의 만남은 잠시였지만 그로 인한 아픔은 내 인생 전체를 덮었다. 바람은 잠깐 잎새를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 때문에 잎새는 내내 흔들린다는 것을 아는가 그대. 이별을 두려워했더라면 애초에 사랑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이별을 예감했기에 더욱 그에게 열중할 수 있었다는 것을 상처입지 않으면 아물 수 없듯 아파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네 만났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사랑했고 사랑했던 날보다 더 많은 날들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그대여 진정 아는가. ------------------------------------ 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 이은심 오늘 내가 가는 가을 숲속길은 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찢긴 잎새가 다시 찢기는 소리 너의 비명을 안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멀어진 구름이 다시 흩어지는 소리 너의 한숨을 업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타버린 재가 다시 타버리는 소리 너의 신음을 구하며 가는 길이었구나 오늘 네가 가는 가을 오솔길은 나의 등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감은 눈을 다시 닫는 일 나의 아침을 지우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막은 귀를 다시 접는 일 나의 한낮을 버리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오무린 입을 다시 봉하는 일 나의 저녁을 모르는 척 가는 길이었구나 ------------------------------------
One More Time / Richard Mar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