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7013) 누굴 위하여 / 손정모

intervia 2017. 5. 13. 15:19

      누굴 위하여 / 손정모(17013) 누굴 위하여 촛불을 들었는가 누굴 위하여 태극기를 들었는가 그 기인 시간 달이 가고 해가 가고 죽은 아이는 돌아 왔는가 그 많은 은하의 눈물 겨울 찬바람에 너 거기 서 있어 태극바다에 못다핀 꽃송이 너무 아픈 시간은 피하고 싶어 사랑하고 사랑한 이여 누굴 위하여 나를 아프게 하는가 소리도 울지도 못한 자 그 기인 시간속에 멍들어 간이여 그 사람 죽음 보다 산 자의 멍울 보았는가 산 자여 울지마라 너가 흘린 눈물은 꽃피지 않는다 이미 죽고 없는 것을 술을 부어 미치게 하는가 누굴 위하여 촛불을 태웠는가 누굴 위하여 태극기를 흔들었는가 그대 사랑한 꿈은 이곳에 있네 더 이상 슬프게 하지 마 더 이상 소리치지 마 나 마져 죽고 나면 넌 기쁘지 않아 눈물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아파 학창시절 여행 그 설래임을 묻고 돌아오지 않는 청춘 피지 못한 꽃 오래토록 가슴저민 소리의 광장 은하바다 촛불속 흘린 눈물 태극바다의 휘날린 바람의 깃발 너 아닌 나도 이제는 끝내고 싶어 너무 아픈 시간은 묻어 주고 싶어 나 아닌 너가 너무 슬프하니까 눈물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한 날 이제 모두 고요한 바다에 잠 들었어 은하의 별 빛도 집으로 가자 태극기 휘날리며 집으로 가자 머래량 다래량 바다로 가자 우리 다신 이별하지 말자 그대 사랑한 꿈 꽃필 때까지 2017년5월 12일ss ......................................... 다시 오월(5.16 / 5.18)을 생각하며 박영근 시작 솔아 푸른 솔아 / 박영근 솔아솔아푸르른솔아'곡의 원작시 부르네 물억새마다 엉키던 아우의 피들 무심히 씻겨간 빈 나누터, 물이 풀려도 찢어진 무명베 곁에서 봄은 멀고 기다림은 철없이 꽃으로나 피는지 주저앉아 우는 누이들 옷고름 풀고 이름을 부르네. 솔아 솔아 푸른 솔아 샛바람에 떨지 마라 어널널 상사뒤 어여뒤여 상사뒤 부르네. 장맛비 울다 가는 삼 년 묵정밭 드리는 호밋날마다 아우의 얼굴 끌려 나오고 늦바람이나 머물다 갔는지 수수가 익어도 서럽던 가을, 에미야 시월 비 어두운 산허리 따라 넘치는 그리움으로 강물 저어 가네. 만나겠네. 엉겅퀴 몹쓸 땅에 살아서 가다가 가다가 허기 들면 솔잎 씹다가 쌓이는 들잠 죽창으로 찌르다가 네가 묶인 곳, 아우야 창살 아래 또 한 세상이 묶여도 가겠네. 다시 만나겠네. ...................... 이사 / 박영근 1 내가 떠난 뒤에도 그 집엔 저녁이면 형광등 불빛이 켜지고 사내는 묵은 시집을 읽거나 저녁거리를 치운 책상에서 더듬더듬 원고를 쓸 것이다 몇 잔의 커피와,담배와, 새벽녘의 그 몹쓸 파지들 위로 떨어지는 마른 기침소리 누가 왔다갔는지 때로 한 편의 시를 쓸 때마다 그 환한 자리에 더운 숨결이 일고, 계절이 골목집 건너 백목련의 꽃망울과 은행나무 가지 위에서 바뀔 무렵이면 그 집엔 밀린 빨래들이 그 작은 마당과 녹슨 창틀과 흐린 처마와 담벽에서 부끄러움도 모르고 햇살에 취해 바람에 흔들거릴 것이다 눈을 들면 사내의 가난한 이마에 하늘의 푸른빛들이 뚝 뚝 떨어지고 아무도 모르지, 그런 날 저녁에 부엌에서 들려오는 정갈한 도마질 소리와 고등어 굽는 냄새 바람이 먼 데서 불러온 아잇적 서툰 노래 내가 떠난 뒤에도 그 낡은 집엔 마당귀를 돌아가며 어린 고추가 자라고 방울토마토가 열리고 원추리는 그 주홍빛을 터뜨릴 것이다 그리고 낮도 밤도 없이 빗줄기에 하늘이 온통 잠기는 장마가 또 오고, 사내는 그때에도 혼자 방문턱에 앉아 술잔을 뒤집으며 빗물에 떠내려가는 원추리꽃들을 바라보고 있을까 부러져나간 고춧대와 허리가 꺾여버린 토마토 줄기들과 전기가 끊긴 한밤중의 빗소리······ 그렇게 가을이 수척해진 얼굴로 대문간을 기웃거릴 때 별일도 다 있지, 그는 마당에 신문지를 깔고 앉아 누군가 부쳐온 시집을 읽고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물결을 끌어당기고 내밀면서 내뱉고 부르면서 강물은 숨쉬는가 2 그 낡은 집을 나와 나는 밤거리를 걷는다 저기 봐라, 흘러넘치는 광고 불빛과 여자들과 경쾌한 노래 막 옷을 갈아입은 성장(盛裝)한 마네킹들 이 도시는 시간도 기억도 없다 생(生)이 잡문이 될 때까지 나는 걷고 또 걸을 것이다 때로 그 길을 걸어 그가 올지 모른다 밤새 얼어붙은 수도꼭지를 팔팔 끓는 물로 녹이고 혼자서 웃음을 터뜨리는, 그런 모습으로 찾아와 짠지에 라면을 끓이고 소주잔을 흔들면서 몇편의 시를 읽을지도 모른다 도시의 가난한 겨울밤은 눈벌판도 없는데 그 사내는 홀로 눈을 맞으며 천천히 벌판을 질러갈 것이다 ........................................... 수련 / 박영근 물 위로 꽃을 올리지 못한 봉오리 하나 몸이 얼마나 썩어야 자궁이 열릴까 숨을 틔울 바람 한점 없는 저 물속에 꽃도 뿌리도 없이 내가 꿈꾸는 것 한번은 미쳐버리고 싶은데 미쳐 활짝 깨어나고 싶은데 산마루엔 노을의 빛들이 벌겋게 터져 흐르고 저 봉오리 홀로 숨가쁘다 .................................... 신경림 시작 어머니 / 신경림 흰 꽃가루가 작업장에 들어와 뿌연 석면가루 속을 떠돌던 봄날에 기진한 몸으로 어머니 자취방에 찾아오시고 쪽가겟방 노름판이 흔하던 큰형님집 술어미 노릇에 지쳐 몇 해 뜨내기 밥집 골목 누님네도 지나 나를 찾아 희미하게 웃더니 번지도 없는 고향집에 내려가 한 칸 바람벽이 되었다. 이 주일여 농성 천막을 나와 새벽길로 방문을 열었을 때 내 작업복 어깨를 짚고 간신히 버티다 허물어지던, 텅 빈 방 믿었던 것들의 깊은 허공을 빠져나와 알지 못할 길을 쓸며 눈발은 날리고 공장엔 굳게 닫힌 철대문과 서로 사슬을 지은 채 얼고 있는 붉은 스프레이의 글씨들 나는 닫힌 공장문 앞을 서성대는데 눈발이 번지는 환영(幻影)속으로 사거리 모퉁이를 돌아 어머니 오신다 버스정류장을 지나 담벽에 몸을 기대고 한번 쉬고 길을 묻다 또 한번 쉬고 천막 농성장 근처 전봇대에서 거친 숨을 고르다 애써 혼잣말을 더듣고 있는 ....................................... 흰 빛 / 신경림 밤하늘에 막 생겨나기 시작한 별자리를 볼 때가 있다. 그래 고통은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소리로 미쳐갈 때에도 밥 한 그릇 앞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치욕일 때도 그것은 어느새 네 속에 들어와 살면서 말을 건네지 살아야 한다는 말 그러나 집이 어디 있느냐고 성급하게 묻지 마라 길이 제가 가닿을 길을 모르듯이 풀씨들이 제가 날아갈 바람 속을 모르듯이 아무도 그 집 있는 곳을 가르쳐줄 수 없을 테니까 믿어야 할 것은 바람과 우리가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침묵 그리고 그 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 이렇게 우리 헤어져서 너도 나도 없이 흩날리는 눈송이들 속에서 그래, 이제 시는 그만두기로 하자 그 숱한 비유들이 그치고 흰빛, 흰빛만 남을 때까지 ---------------------------------- 새벽깃발 / 홍관희 길은 멀고 험해도 가야 할 나라가 있습니다 사람이 진정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새벽빛 넘치는 나라 우리들 밥과 사랑과 희망도 온몸으로 하나 되어 가야만 합니다 우리 비록 가진 것 없다 해도 우리 모두 꿈꾸는 노동의 환한 얼굴로 지친 마음에 마음을 걸고 노래 부르며 어둠을 가르는 새벽깃발이 되어 가야만 합니다. --------------------------- 하나를 위하여 / 김승희 나는 많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살았던 것들 중 그 중 아름다운 하나가, 슬펐던 것들 중 그 중 화사한 하나가, 괴로웠던 것들 중 그 중 순결한 하나가 되고 싶을 뿐이다. 나는 많은 길을 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길을 버리고 싶고 더 많은 꿈을 지우고 싶고 다만 하나의 길과 다만 하나의 꿈을 통하여 물방울이 물이 되고 불꽃들이 불이 되는 그 하나의 비밀을 알고 싶을 뿐이다. 하나를 이루기 위하여 그 하나에 닿기 위하여 나는, 하나하나, 소등 연습을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가로등이 다 꺼진 어둠 속으로 솜처럼 착하게 다 적셔져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타오르는 하나의 봉화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 살다가 문득 / 김경훈 살다가 보면 문득 안부가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다 어쩔 수 없이 비켜간 사람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신문처럼 그 마음을 다 읽지도 못하고 접어버린 인연 살다가 보면 문득 그 사람을 다시한번 만나보고 싶은 순간이 있다 산다는 것이 그런거야 혼자만의 넋두리처럼 흥얼거리다가 다시 펼쳐보는 앨범속 사진처럼 다시 걸어가 보고 싶은 그 때 그 길 그 사람 붉은 노을에 기대어 조용히 물들어가는 저녁 무렵 그 어깨 그 가슴에 다시 기대어 한번 울어보고 싶은 살다가 보면 문득 그런 기막힌 순간이 있다 ---------------------------------- 나 이 / 류시화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 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 그 저녁바다 / 이 정 하 아는지요 석양이 훌쩍 뒷모습을 보이고 그대가 슬며시 손을 잡혀 왔을 때 조그만 범선이라도 타고 끝없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을 당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던 그 저녁바다 저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석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우리 사랑이 우리가 다시 세상속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것이 내 가장 참담한 절망이었다는 것을 저무는 해는 다시 떠오르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날이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딛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영원히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머무는 한 점 섬이고 싶었던 내 마음, 그 저녁바다를 --------------------------------- 하늘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 오광수 하늘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사는 동안 그 하늘이 캄캄해지는 슬픔이 있었어도 캄캄한 가운데서 나와 같이 울어주는 빗소리가 있었고 나보다 더 크게 울어주는 통곡이 있었고 함께 흘리는 눈물이 있어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빗물이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참고 견디며 살아보라 합니다. 서러운 마음, 못난 생각들은 황토물에 미련없이 흘려보내라고 합니다 하늘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건 사는 동안 견디지 못할 시련은 주지 않는답니다 마음에 소망이 있는 한 마음에 살아야지 하는 각오가 있는 한 멀지 않아서 지금의 캄캄한 하늘이 흰 구름 파란 하늘이 되고 그때가 되고 그 세월이 되면 하늘이 내게 있어 결코 외롭지 않았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 ----------------------------------- ----------------------------------- ----------------------------------- ----------------------------------- ----------------------------------- 새벽, 닿을 수 없는 그 곳엔 / 김춘경 멀리 창 밖의 긴 산자락 어깨 위로 새벽이 밀려 온다 허공을 돌아 바람을 밀치고 오는 지난 날의 연가를 닮은 아련한 모습이다 "바라보지 마, 눈물이 날 것 같아" 가슴에 저며 드는 혼잣말이 다시 바람을 타고 날아가면 어둠을 삼킨 산봉우리 손 내밀어 닿을 수 없는 그 곳엔 어느 새 그대가 웃고 있다 알싸한 가슴 삼켜 버린 바람이 차다 다시, 새벽이 오면 그 땐 나도 부서지도록 하얗게 웃으리라 산 너머 햇살로 오는 그대 눈부시게 빛나도록..... -----------------------------------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시 - 주해리(첼로)
1. 마음의 선율 2. 여운을 남기며 3. 꽃의 생명 4. 따스한 봄날에 5. 침묵의 속삭임
6. 또 다른 기쁨 7. 눈부신 아침 8. 새벽녘 9. 첼로 변주곡 10. 기다림 11. 행복한 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