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7008)꽃은 피는데 / 손정모

intervia 2017. 3. 31.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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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은 피는데 / 손정모(17008) 사람 만드는데 10개월 걸렸지 인간 만드는데 몇 년 걸려야 하는지 대학은 나와야 결혼은 해야 인간 사람은 한글이제 인간은 무슨 글 그걸 뭘 따져봐 아니지 영어를 잘하려면 몇 년을 해야 하는지 살다 보니까 본질을 흐리게 하는 사람이 많을까 인간이 많을까 이 또 뭔 소리 사람은 적고 인간은 많다 다만 불임 때문에 사람도 안 되고 결혼도 안 한다 인간은 해도 되고 사람은 못한다 언제 인간될려나 사람으로 왔어 꽃 한번 피고 그땐 참 고왔는데 창밖에 또 봄인가 봐 꽃은 피는데 언제 사람될려나 ------------------------------------ 누구나 떠나갈 때는 / 류시화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날이 흐린 날을 피해서 가자 봄이 아니라도 저 빛 눈부셔 하며 가자 누구든 떠나갈 때는 우리 함께 부르던 노래 우리 나누었던 말 강에 버리고 가자 그 말과 노래 세상을 적시도록 때로 용서하지 못하고 작별의 말조차 잊은 채로 우리는 떠나왔네 한번 떠나온 길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네 누구든 떠나갈 때는 나무들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았다 가자 지는 해 노을 속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잊으며 가자 ------------------------------------ 그리워할 때와 사랑할 때 / 김설하 그립다 말자해도 더 또렷해지는 것은 사랑하기 이전부터 인연이었던 사람 마주앉아 향좋은 차를 마시는 것보다 나란히 맞댄 어깨가 정겨운 사람 절대 잊을 수 없다는 말도 짐이 될까봐 무언의 결속 기다림 되어버린 사람 그리움 지독하여 아픈 날에는 가슴속 걸어 둔 그대의 풍경 성장하지 못한 영원이라는 화첩 펼쳐 놓고 못 다한 인연 눈물로 붓질하며 몇 날을 이렇게, 또 얼마를 그렇게 기다리다가 돌이 되어도 좋을 사람 언제나 그렇듯 사랑했다는 말보다 그리워할 수 있는 날 선명하여 사방을 둘러보아도 헤어짐은 낯설고 눈에 보이지 않아서 아프다는 사유 혼자 결리는 고통은 더욱 아니기에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사람 지금 멀리 떨어져있어도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지난 날 그리워할 수 있을 때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자고 맞댄 어깨의 온기 일기 속에서 걸어 나와 초저녁달 같은 은은한 미소로 서 있을 사람 ------------------------------------ 나는 너로 하여 눈물겹다 / 고은영 내 몸의 모든 빛을 뽑아 너의 짚신을 짜랴 미완의 사랑으로 섧게 울어도 낮과 밤은 흐르고, 세포마다 물이 든 네 정체를 나는 알지 못 한다 내 모든 생각의 촉수를 베어 너의 영혼에 심으랴 뜨겁디 뜨거운 내 가슴위로는 시원한 바람 한 점 불어주지 않고 분간 못할 미움과 그리움의 장이 수 없이 열리고 닫히기를 반복한다 아니면 최면을 걸고 내 모든 감수성을 걸고 눈물로 네 앞에 무릎을 꿇고 호소하랴 색채의 마술처럼 섭섭함으로 흐르는 애틋한 내 그리움에는 한계가 없다 불현듯 하늘 저 끝자락 푸르름이 내 심연의 아픔을 퍼 올리면서 큐피트 화살로 네 심장을 과녁하여 당기고 싶은 강렬한 충동 하나 간신히 잠 재운다 ------------------------------------
Elizabeth Lamott / only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