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 솔 / 손정모 (16025)
아이들은 모르지
푸른 하늘가에도
흐르는 바람있어
그 무덤
더 푸르게 보이는 날에도
하얗게 하얗게
깃발을 흔들며
무덤 하나 사라져 간다는 것을
아이들은 모르지
누구나
무덤 하나는 파고 산다는 것을
알면 너무 슬픈 현실이야
어느날 갑짜기 다가온
바람의 소리를 안다는 것도
꿈같은 바램을
한아름 안고 산다는 것도
다아
무덤 하나를 파고 산다는 것을
오래토록 오래토록
아이들 노래소리로
아롱저 갈 것을
깊이 깊이 무덤을 파면서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아래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
그 바람
아이들은 정말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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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무덤 하나는 파고 살지
보이지 않게
누구도 모르게
무덤 하나 파는 것을 자랑으로 삼지
대놓고
죽어 보겠다고 단식하는 자도
지 무덤 지가 판다는 것을 알지
내 보기가 역겨워
무덤 하나 외로워
친구 하나 덤으로
공개 구인 하여도
정말 외로울 것이지
누구나
무덤 하나씩은 가저도
그 무덤 다 자랑은 아니다
고요히
말문을 닫고
홀로 선 소나무 아래
무덤 하나 잡아 두겠네
어여어여
오시게
어여어여 오시게
2016년9월29일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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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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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 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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