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을 위하여
(잔을 들라) / 손정모(16010)
거기 있을 것 같아
거기 가면 없고
분명 거기 있는데
찾을 수 없는 모습들
어쩌면 좋을지
나는 지척을 갈구하고
뒤돌아 떠난 영혼들
되돌아오면 진토의 백
그 모습 엄니의 마음도
거기서 여기 어디 쯤
살아 숨 쉬는 봄내음
있는 듯 없는 듯 맴돌다
돌아보면 거기 나 홀로
어쩌지 못해 사리 온
그날 오늘도 어제 같은
엄니의 고향 들 마당
봄꽃만 외로이 피고진다
자, 잔을 들라 위하여!!
2016년4월25일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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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이수동
꽃 같은 그대
나무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서
10년이면 10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 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 가는 동안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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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사꽃 / 이정하
할 말이 하도 많아
입 다물어버렸습니다.
눈꽃처럼 만발한 복사꽃은
오래 가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
가세요, 그대.
떨어지는 꽃잎처럼 가볍게,
연습이듯 가세요.
꽃진 자리 열매가 맺히는 건
당신은 가도 마음은 남아 있다는
우리 사랑의 정표겠지요.
내 눈에서 그대 모습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나는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겁니다.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온전히 받아 내
스스로 온몸 달구는
이다음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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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를 사랑한 걸 / 허영자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에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눈 멀었던 그 시간
이 세상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기쁨이며 어여쁨이었던 걸
길이길이 마음에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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