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海雨蘇) / 손정모(15025)
태평양 동쪽 롱비치종각에 서면
우리나라는 직선으로 보이지
눈감으면 아득히 머언 나라
대서양 동쪽 지브롤터
낮게 깔린 구름속을 뚫고
억눌린 가슴을 펴어 보아도
우리나라는 직선으로 보이지
인도양의 그 작은 갈매기들
그 울음소리에도
내 나라는 직선으로 보이는데
바다에 내리는 비는
언제 내려도
지구를 한 바뀌 돌고 내린다
그 곡비(哭雨)에는
왜 지구가 둥글게 보이는지
아주 작은 꿈속에 피는
꽃들의 영혼들은 아름다운지
태평양을 건 올 때
무너져 내린 직선을 잡고
둥글게 살자하고
큐피트 화살을 둥글게
잡은 날
쏟아지는 지폐에 울고
애 어른이 뒤 섞어
피어 올리는 담배연기 속에서
이미 죽은 자의 무덤도 없는
납골당 앞
꺽인 국화의 화려함에도
몹쓸 내 영혼만 울었다
가을 쓸쓸함에 물든 낙엽
파도소리 들리는 이야기들
앞도 보이지 않는 귀를 열고
작년에 가신 우리 형이
어느 한적한 버스정류장을
서성이다
내리는 비 소리에
잠든 일기장 본다
2015년11월18일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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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 이은심
오늘 내가 가는 가을 숲속길은
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찢긴 잎새가 다시 찢기는 소리
너의 비명을 안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멀어진 구름이 다시 흩어지는 소리
너의 한숨을 업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타버린 재가 다시 타버리는 소리
너의 신음을 구하며 가는 길이었구나
오늘 네가 가는 가을 오솔길은
나의 등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감은 눈을 다시 닫는 일
나의 아침을 지우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막은 귀를 다시 접는 일
나의 한낮을 버리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오무린 입을 다시 봉하는 일
나의 저녁을 모르는 척 가는 길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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