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5025) 해우소(海雨蘇) / 손정모

intervia 2015. 11. 18. 12:49
      해우소(海雨蘇) / 손정모(15025) 태평양 동쪽 롱비치종각에 서면 우리나라는 직선으로 보이지 눈감으면 아득히 머언 나라 대서양 동쪽 지브롤터 낮게 깔린 구름속을 뚫고 억눌린 가슴을 펴어 보아도 우리나라는 직선으로 보이지 인도양의 그 작은 갈매기들 그 울음소리에도 내 나라는 직선으로 보이는데 바다에 내리는 비는 언제 내려도 지구를 한 바뀌 돌고 내린다 그 곡비(哭雨)에는 왜 지구가 둥글게 보이는지 아주 작은 꿈속에 피는 꽃들의 영혼들은 아름다운지 태평양을 건 올 때 무너져 내린 직선을 잡고 둥글게 살자하고 큐피트 화살을 둥글게 잡은 날 쏟아지는 지폐에 울고 애 어른이 뒤 섞어 피어 올리는 담배연기 속에서 이미 죽은 자의 무덤도 없는 납골당 앞 꺽인 국화의 화려함에도 몹쓸 내 영혼만 울었다 가을 쓸쓸함에 물든 낙엽 파도소리 들리는 이야기들 앞도 보이지 않는 귀를 열고 작년에 가신 우리 형이 어느 한적한 버스정류장을 서성이다 내리는 비 소리에 잠든 일기장 본다 2015년11월18일ss ---------------------------------------- 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 이은심 오늘 내가 가는 가을 숲속길은 너의 눈물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찢긴 잎새가 다시 찢기는 소리 너의 비명을 안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멀어진 구름이 다시 흩어지는 소리 너의 한숨을 업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타버린 재가 다시 타버리는 소리 너의 신음을 구하며 가는 길이었구나 오늘 네가 가는 가을 오솔길은 나의 등을 밟고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감은 눈을 다시 닫는 일 나의 아침을 지우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막은 귀를 다시 접는 일 나의 한낮을 버리며 가는 길이었구나 한 번 오무린 입을 다시 봉하는 일 나의 저녁을 모르는 척 가는 길이었구나 ----------------------------------------
Together / Giovanni Marr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