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 가는 마차 / 손정모(15009)
바람이 불면 북소리가 들린다
하늘로 가는 마차의 다각거리는 소리
바람이 불 때면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고
마차는 허공을 맴돌다가
어느 지붕 위를 지나 산 능선을 돌아간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나직이 깔리면
말 못하는 숨을 들이켜고 노래를 부른다
애들아 하늘로 가자
아름다운 마차소리가 들리지
하늘로 가는 마차가 곧 도착한단다
절대로 숨을 쉬면 안 돼
숨을 쉬면 엄마와 헤어져야 해
엄마와 함께 가려면 숨을 쉬면 안 돼
얼굴이 붉게 타도 하얗게 될 때 까지 참아야 돼
바람이 대나무 숲을 지날 때는 피리소리를 낸다
하늘로 가는 마차는 바람이 말한다
물고기가 말하는 것을 들어 보았니
물고기가 산으로 가면 말을 한단다
숨을 쉬면 통역소리를 못 듣는다
마이동풍이란 말이 동쪽으로 갈 때 쓰는 말이란다
산에 가면 선문선답이 있지 이 말은 엄마만 안단다
동문서답이란 동쪽에 가서 묻고 서쪽에 쫒아가서
듣는 대답을 더 이상 숨차서 못 듣겠구나
바람이 아니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구
애들아 하늘로 가는 마차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단다
빛의 소리도 감속을 하면 절벽으로 떨어진단다
그러니 엄니 손을 놓치면 안 돼
기름이 없으면 달릴 수도 없는데
너의 심장은 한 백년을 쉼 없이 뛸 텐데
이제 뛰지 않아도 하늘로 가는 마차는 잘도 간단다
경주에 가면 꽃마차가 있단다
입에 허연 거품을 흘리며 죽도록 달렸는데
밤이면 죽도록 맞는단다 뼈마디가 욱씬거린다
어쩜 하늘높이 물을 빨아올리는 대나무의 소리를
바람이 울고 간들 그 누가 통역을 하고 해석을 할까
헛것이 보이면 헛소리를 한단다
헛소리를 하면 의사가 통역을 하지
뭐라고 하던가요 아직 동공이 풀리지 않았다고
살만하다고 하네요
개도 알아보는 사람을 사람이 몰라보고 헛소리에 웃고
사납게 짖는 개도 개장수가 나타나면 꼬리 내리고
끽 소리 한번 못하고 질질 끌려간단다
사람이 사자를 알아보면 개처럼 꼬리 내리고
끽 소리 한번 못하고 길을 나서는데 그 길이
얼마나 가깝고 가까운지 몰랐지 정말 모르지
산에 가면 범어라고 있어 범 같기도 하고
물고기 같기도 한 그게 여명의 하늘로 갈 때면
바람같이 물같이 소리 내어 운다는구나
슬프고 슬프다고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구나
서쪽 물고기가 말을 하면 비가오고 눈이 오고
냉풍이 불 때나 온풍이 불 때나
꽃이 필 때나 낙엽이 질 때나 뭔 말인지 몰라
냉풍 아 거 여름에 부는 바람이군요 그래그래
온풍 아 거 겨울에 부는 바람이군요 그래그래
이제는 숨이 막히는구나 지구도 살 수 없다는데
산성비 내리고 황사에 미세먼지에 널 살 수 있겠니
엄니는 몰라도 넘 몰라 그래 모르는 게 약이지
자물쇠 채웠어 말도 못하게 숨도 못 쉬게 해야 혀
개는 짖어도 꽃은 핀다는구나
꽃 필 적에는 꼭 마스크를 하거라 오래 살려면
꽃마차도 필요 없고 역마차도 필요가 없단다
하얀 뼛가루 허공에 날릴 때 강물도 잠시 멈추겠지
어미도 팔고 아비도 팔고 남편도 팔고 그 돈으로
바람도 잡고 마차도 사고.....
지금까지 숨도 안 쉬고 있는 겨
한 숨 쉬었어 그럼 넌 죽는 날 까지 죽은 겨
숨을 안 쉰 넌 하늘로 가는 마차를 탄거야
내려다 봐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여
얼마나 그리운 세상이여
엄니 보이세요 보여요 저게 보여요
또 헛소리를 하는구나
의사 선생님 선생님이 보여요
닭 우는 소리도 들리내요
물고기가 말하는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북소리 꽹과리 소리.....
2015년3월04일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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