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4020) 모르는 것에 대히여 / 손정모

intervia 2014. 3. 6. 05:28
      모르는 것에 대하여 / 손정모(14020) 한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인 언어는 눈웃음이다 멀리 있는 그림자보다 귀속의 울림이 가깝고 사랑도 멀리 있는 것 보다 가까움에 친밀하다 날마다 걸어가는 길도 경쾌하기도 우울하기도 한다 언어의 마술은 기분을 조리하기 하기도 하지만 보이는 것으로 명암이 갈리지는 않는다 우리가 읽고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세상인 것을 참으로 소리는 멀리도 가지만 눈빛은 보이는 것을 최상의 고급 언어로 만들어 내는 은밀한 대화이다 소리보다 더 황홀한 것은 눈을 감고 보는 아름다움이다 멀리 있는 것이 이렇게 가까이 가슴에 묻히는 통곡일 수 있다는 만남과 이별을 읽는 가슴이 있는 것을 겨울과 봄 사이는 정적의 흐름이 멈춘 아득한 시간이다 감촉으로 오는 온기가 더 진실한 간구인지도 모른다 어쩜 생기를 밀어 올리는 고로쇠의 음산함도 자신의 찬란한 열정으로 살아가는 우리 일 거라는 마음속의 대화인지 아니면 시구에 달린 천로역정인지 보다보다 색이 섞이면 검게 변하는 옻 같은 가려움 보다보다 빛이 바래면 하얗게 변하는 빈공간의 역습 그렇게 사랑도 조석으로 바뀌는 한마디에 웃을 것인지 결정하지 않아도 이미 결정된 시간은 때맞추어 개구리가 눈을 뜨고 꽃눈도 하늘 향해 뜨고 있는데 너와 나의 약속은 없는 것이 아니라 잊어진 것이다 2014년3월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