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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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이란 이름으로 / 손정모(20031403)
어떤 사람은 줄을 서고
어떤 사람은 줄을 서지 않았다
나는 줄을 서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개발 찬성
어떤 사람은 찬성하지 않았다
나는 찬성하지 않았다
가진 것이 문제인지
못 가진 것이 문제인지
나는 모른다 다만 순리라는 것
부당을 넘어오는 돈이라는 것
권력이라는 것에 사람이 손 잡는 것
무엇이 답답하게 조여오는
그 아픔 넘어 웃음이 잘 나지 않았다
멀어저 가는 햇살
사람이 아득하게 보일 때 길다
사람이 소리 지를 때
그 눈빛 속에 하나의 강을 건너고
빈 배만 강가에 쓰러져 갔다
내 영혼에 줄을 세우고 서 있는
저 어떤 이가 그림자처럼 서성이고
마지막 남은 수도를 끊고
다 수에 밀려 침몰해 가는
출렁이는 마음
어찌 눈을 뜨고 견딜 수 있나
눈을 감으니 첫 번째 줄이 보이고
가진 것도 없이 조용히 아주 조용히
썩은 바닥에 가라 앉으니
흔적없이 노락질 해갔다
생존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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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가는길 / 손정모
바람이란 녀석은
가슴으로 울고 갑니다
나는 늘 눈으로 우는데
다 큰 바람은 지긋이 그 소리를 듣습니다
봄이 온 것 일까요
바람이 지나갈 때
누군가는 치마를 흔들고
또 누구는 이때다 하고
못다한 울음을 울어 봅니다
그냥 울기가 쑥스러워 우는 소리
온갖 이름을 가진 바람이
하나 둘 떠나 갈 때
찬 바람이 불어와 울고
내 속은 뜨거운 눈물이 되어 흐르고
울지 못하는 바람은
꽃잎은 피워도 흔들지는 못합니다
꽃잎도 바람결에 향기를 전하고 싶은데
무심이 지나는 바람
그 겨울을 잊고 사는
그대는
바람도 길 내고 달리고
절망하는 것에 늙었습니다
청춘이 좌절에서 피운 구름이라면
한 때의 아른한 바람도 추억이라고
바람도 살아 갈 수록 더 높은 산을 넘고
구비구비 이어지는 산맥의 골은 아름다우나
그 깊이는 무한정 안개비에 가리운다
바람의 길은
어디로 가는가
가슴으로 묻고
눈물이 가리워 우는 저 바람
길은 없어도
바람은 울지 않는 나그네
나 지날 때
많이들 울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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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딸에게
길 / 손 정 모
시작이라는
염려와 두려움의 갈증
누구나 겪는 것이지만
각오 다르지
사랑도
헤어짐도
그 수많은 아픔들
실패와 성공
잃은 것과 얻은 것들
행여
가치 없음을 논하지 말아라
쭉 뻗은 길도 있고
구비치는 길도
고개를 넘어가는 길도
멀리 보면
다아 아름다운 길
미학도 심학도 시학도
돌아보면 무엇이나 흘렸다
잊고 잊은 것을
돌이키지 말아라
가는 길이 쉽고 험해도
눈 감으면
금방 인 것을
애타지 마라
너에게
종일 주어진
향기 찐한 목마름을
죽도록 사랑하라
보이지 않아도
길은
언제나 열려 있음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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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가는 마차 / 손정모
바람이 불면 북소리가 들린다
하늘로 가는 마차의 다각거리는 소리
바람이 불 때면 서쪽하늘이 붉게 물들고
마차는 허공을 맴돌다가
어느 지붕 위를 지나 산 능선을 돌아간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나직이 깔리면
말 못하는 숨을 들이켜고 노래를 부른다
애들아 하늘로 가자
아름다운 마차소리가 들리지
하늘로 가는 마차가 곧 도착한단다
절대로 숨을 쉬면 안 돼
숨을 쉬면 엄마와 헤어져야 해
엄마와 함께 가려면 숨을 쉬면 안 돼
얼굴이 붉게 타도 하얗게 될 때 까지 참아야 돼
바람이 대나무 숲을 지날 때는 피리소리를 낸다
하늘로 가는 마차는 바람이 말한다
물고기가 말하는 것을 들어 보았니
물고기가 산으로 가면 말을 한단다
숨을 쉬면 통역소리를 못 듣는다
마이동풍이란 말이 동쪽으로 갈 때 쓰는 말이란다
산에 가면 선문선답이 있지 이 말은 엄마만 안단다
동문서답이란 동쪽에 가서 묻고 서쪽에 쫒아가서
듣는 대답을 더 이상 숨차서 못 듣겠구나
바람이 아니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구
애들아 하늘로 가는 마차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단다
빛의 소리도 감속을 하면 절벽으로 떨어진단다
그러니 엄니 손을 놓치면 안 돼
기름이 없으면 달릴 수도 없는데
너의 심장은 한 백년을 쉼 없이 뛸 텐데
이제 뛰지 않아도 하늘로 가는 마차는 잘도 간단다
경주에 가면 꽃마차가 있단다
입에 허연 거품을 흘리며 죽도록 달렸는데
밤이면 죽도록 맞는단다 뼈마디가 욱씬거린다
어쩜 하늘높이 물을 빨아올리는 대나무의 소리를
바람이 울고 간들 그 누가 통역을 하고 해석을 할까
헛것이 보이면 헛소리를 한단다
헛소리를 하면 의사가 통역을 하지
뭐라고 하던가요 아직 동공이 풀리지 않았다고
살만하다고 하네요
개도 알아 보는 사람을 사람이 몰라보고 헛소리에 웃고
사납게 짖는 개도 개장수가 나타나면 꼬리 내리고
끽 소리 한번 못하고 질질 끌려간단다
사람이 사자를 알아보면 개처럼 꼬리 내리고
끽 소리 한번 못하고 길을 나서는데 그 길이
얼마나 가깝고 가까운지 몰랐지 정말 모르지
산에 가면 범어라고 있어 범 같기도 하고
물고기 같기도 한 그게 여명의 하늘로 갈 때면
바람같이 물같이 소리 내어 운다는구나
슬프고 슬프다고 눈물을 흘린다고 하는구나
서쪽 물고기가 말을 하면 비가오고 눈이 오고
냉풍이 불 때나 온풍이 불 때나
꽃이 필 때나 낙엽이 질 때나 뭔 말인지 몰라
냉풍 아 거 여름에 부는 바람이군요 그래그래
온풍 아 거 겨울에 부는 바람이군요 그래그래
이제는 숨이 막히는구나 지구도 살 수 없다는데
산성비 내리고 황사에 미세먼지에 널 살 수 있겠니
엄니는 몰라도 넘 몰라 그래 모르는 게 약이지
자물쇠 채웠어 말도 못하게 숨도 못 쉬게 해야 혀
개는 짖어도 꽃은 핀다는구나
꽃 필 적에는 꼭 마스크를 하거라 오래 살려면
꽃마차도 필요 없고 역마차도 필요가 없단다
하얀 뼛가루 허공에 날릴 때 강물도 잠시 멈추겠지
어미도 팔고 아비도 팔고 남편도 팔고 그 돈으로
바람도 잡고 마차도 사고.....
지금까지 숨도 안 쉬고 있는 겨
한 숨 쉬었어 그럼 넌 죽는 날 까지 죽은 겨
숨을 안 쉰 넌 하늘로 가는 마차를 탄거야
내려다 봐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여
얼마나 그리운 세상이여
엄니 보이세요 보여요 저게 보여요
또 헛소리를 하는구나
의사 선생님 선생님이 보여요
닭 우는 소리도 들리내요
물고기가 말하는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북소리 꽹과리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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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것에 대하여 / 손정모
한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인 언어는 눈웃음이다
멀리 있는 그림자보다 귀속의 울림이 가깝고
사랑도 멀리 있는 것 보다 가까움에 친밀하다
날마다 걸어가는 길도 경쾌하기도 우울하기도 한다
언어의 마술은 기분을 조리하기 하기도 하지만
보이는 것으로 명암이 갈리지는 않는다
우리가 읽고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세상인 것을
참으로 소리는 멀리도 가지만 눈빛은 보이는 것을
최상의 고급 언어로 만들어 내는 은밀한 대화이다
소리보다 더 황홀한 것은 눈을 감고 보는 아름다움이다
멀리 있는 것이 이렇게 가까이 가슴에 묻히는
통곡일 수 있다는 만남과 이별을 읽는 가슴이 있는 것을
겨울과 봄 사이는 정적의 흐름이 멈춘 아득한 시간이다
감촉으로 오는 온기가 더 진실한 간구인지도 모른다
어쩜 생기를 밀어 올리는 고로쇠의 음산함도
자신의 찬란한 열정으로 살아가는 우리 일 거라는
마음속의 대화인지 아니면 시구에 달린 천로역정인지
보다보다 색이 섞이면 검게 변하는 옻 같은 가려움
보다보다 빛이 바래면 하얗게 변하는 빈공간의 역습
그렇게 사랑도 조석으로 바뀌는 한마디에 웃을 것인지
결정하지 않아도 이미 결정된 시간은 때맞추어
개구리가 눈을 뜨고 꽃눈도 하늘 향해 뜨고 있는데
너와 나의 약속은 없는 것이 아니라 잊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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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꽃 저문날에 / 손정모
어머니
따뜻한 봄이 오고 있습니다
매화꽃이 피었습니다
조금 있어면 어머니가 가신길
벚꽃도 한창 피어 날것입니다
어머니
그곳 밤에는 아직도 별이 나리는지요
밤하늘 별들의 노래소리도 들리나요
꽃길을 따라서 별을 보노라면
어머니가 별꽃을 한아름 않고
환하게 웃고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둥근달 보름달 같이 환하게
별들은 어느듯 보이지 않습니다
숨은듯 달도 기울어 잠들고
꽃잎은 바람에 날리어 졸고
봄은 아직도 별들과 함께
새하얀 꿈을 꾸고
분홍빛 춤사위에
달빛도 고왔습니다
어머니
구름 많은 세상에 비는 내려도
어느듯 봄이오고 봄바람이 붑니다
쉬이 가시지 않을 것 같은 겨울바람도
어머니 한숨소리에 새벽이 내리고
봄볕좋은 아지랑이도 피어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별뜨는 고향마루 석양앞에서
아직도 별들이 노래하는 어머니에게
꽃단장하는 그리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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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야 / 손정모
아이야 봄이란다
지난 겨울을 이기고
새봄이 왔다고 하는구나
척박한 땅에서
새싹을 피울 수 있을지
긴장되고 미안한 연민
겨우내 속가슴 떨리든 날들
이제는 푸른 하늘을 보고
중천에 뜬 햇빛에 속살을 내어놓고
들판을 가로지르는 바람결을 보는구나
장렬하게 맞이하는
불타는 태양의 계절로
산화되는 불나방의 혼신으로
하루를 살고 내일을 보는 것으로 약속을 한단다
아이야 이 봄에는
지난 겨울의 월계관을 쓰고
가을에는
지난 여름의 태양같이
뜨거운 불꽃을 피우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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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봄이여 / 손정모
그 겨울 이겨내고
찬바람에도 미소띤 그대 미소
잔잔한 햇빛에 어리는 붉은 미소
숨은 듯 수줍은 듯 언뜻 보인 속삭임
아직 멀었나 봐요 봄은
그렇게 기다린 봄이 오는 듯 매화는 피었다
너도 그렇게 웃을 모양이구나
한 달 여를 솜처럼 입벌린 미소
붉은 연지 바르고 시집갈 날
날잡아 보는 그것도 싫지는 않지
그 겨울 이겨내고
사랑은 은은하게 잔잔하게
속삭여 봄은 온다네
그대 입벌여 크게 웃는 날 길지도 않내
생의 화려한 봄날 시집 가는 날
벚꽃도 도화꽃도 그렇게 잔잔하게
웨딩마치에 춤 추더구나
내 생에 봄은 그렇게 와 익어 가더구나
이 봄도 그대 미소로
활짝 웃더구나
아,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구나
사랑은 그렇게 아름답게 화려하게
바람도 부는 것이 구나
마주 보아야 꽃도 이쁜 것이구나
속삭여 보아야 봄도 오는 것이구나
내 봄은 참, 이쁘게도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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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봄을 위한 로망스 / 손정모
겨울을 지나 봄
횅한 거리에
생명들이 기지개를 켠다
힘들었지 지난겨울은
그러면서 살아있음이 다행이라 했다
살아만 있다면 꽃피는 날도 있겠지
이 봄에 꽃을 피어올리고
삶의 향기를 피어 올리며
미소 짓는 아름다움
삶을 향한 유혹의 눈빛이 흐른다
그런 봄이 여름을 노래하더니
가을이 되니
넌 그동안 뭘 했니 열매가 있니 없니
죽었니 살았니 뭐 하고 살은 거야
아우성 같은 삶의 가치를 저울질하고
겨울 또 봄이 되니
사는 것이 그런 거지
횅한 거리에
생명의 꽃이 피어나 삶의 향기를 날린다
살다보면 황홀한 날도 오겠지
봄이 유혹하는 생명의 가치는
얼마나 오래 기다리다
봄의 유혹을 뿌리치고 여름을 지나는 것
함정에 빠지지 않는 가을소리를 멀리하고
또다시 겨울잠을 자고
봄에 일어나
꽃 한 번 피워 보는 것
유혹하지 않아도 사랑은 아름다운 것
떨리는 가슴으로 너를 한 번 안아 보는 것
눈 한 번 감고
너의 유혹에 휘말려 보는 것
그리하여 남모르는 비밀을 간직하고
평생을 오지게 웃으며
눈길 한 번 흘깃 보는 것
그게 봄비가 되고 소낙비가 되고
가을비가 되는 것
너와 나의 삶이
평생을 웃으며 예쁘게 다정하게 살아보는 것
그렇게 봄이 오는 길목을
님 마중 가듯
살랑살랑 홀로 걸어보는 것
(사랑은 그렇게 노래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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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기억 / 손정모
잠잠히 귀 기울이면
어느새 속삭이는 봄날의 소리
따뜻한 햇살 살며시 내려 와 입맞춤하는 시간도
혈류의 짙은 눈물을 쏟는다
세월 이야기를 하루 또 하루를 이야기하면
낮밤이 바뀌는 진실이 된다
옛날 이야기가 꽃이 피고 눈물이 날 때
하늘은 어느새 노랗게 변한다
강물되어 흐르는 것은
생명의 양식이 되듯이
꽃도 보고 싶다고 노래하면
그로서 자서전이 된다
이 봄에 꽃도 노래를 한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은하를 건너오는 꽃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봄 향기에 눈시울 붉히는 아픔이 와도
그 밤에 약속한 입 맞춤에
시이 가을이 올꺼야
올 봄에 터지는 눈물은
더 붉게 사랑하라고 말한다
이 봄에 흐르는 혈류는
새하얀 여망으로 꽃 필 것이야 그럴꺼야
(IMF 당시97년12월
그 해 겨울 봄 꽃을 여미며 시장을 돌았다
밤도 낮도 없이 고뇌와 아픈 가슴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그 와중에 구입한 과목
복숭아 감나무 사과나무 밀감(유자)나무
이제는 성~과를 맺는다
올해도 하늘비에 꽃눈을 슬며시 뜨고있다
벚꽃보다도 도화꽃이 이쁜 이유다
신경성으로 더 아팠든
그 해 겨울은 지금도 슬프다
십년은 잠깐이고
오십년 눈 깜박이라드니
도화꽃이 기다려 진다
도화꽃 필 때
밤 새워 술잔을 치고 싶다)
((2020년 봄(3월초),
코로나19 전염병 역병의 난리로
온 세계가 비상이다.
IMF 당시 보다 깊은 겨울강을 건너고 있다,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밀려 난민생활
치열한 법정 논쟁이 시작되고
난 지는 것 같이 밀리고
어디까지 밀리고 있을 것인지...
수복을 넘어 하늘까지
저 푸른 하늘을 향해 만세를 부른다...))
(3월말) 바닥에서 승기를 향해
오른다. 집은 부셔질 위기다
이웃집들은 맥없이 부셔졌다
홀로 남은 내 집을 보면서...
3월31일 내 집이 반파되었다
4월1일에는 완전하게 철거되겠지
부셔지면 어떡하나 안 부셔지면...
별별 걱정이 많았는데
부셔지니 길이 보이네...그렇네 잘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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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원의 별 / 손정모
복사꽃 화사한 눈빛
주고받는 내 마음도
눈 감으면 여린향기
온세상 꽃같이 이쁜
즐거운 동행 말벗들
복사꽃 향기 날릴 때
푸른 하늘을 누이고
풋내나는 대지 위에
분홍의 꽃잎을 뿌려
몽롱한 이슬에 젖다
누구의 꽃이 이련가
누구의 향기 이른가
나아 도화에 지는 별
약속의 땅에서 우는
복사에 지는 별 나비
봄은 꽃 피고 지는데
자꾸만 하늘을 난다
머물 곳 없는 흔들림
새벽이 와도 아쉽다
만남 뒤 할 말을 잊다
영원한 사랑 목적에
꽃잎에 잠든 도원에
하룻밤 꿈 이었다고
말벗의 동행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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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눈물 / 손정모
하얀 봄비는 조용히 대지를 적신다
내리는 빗물 없이 꽃은 울지 않는다
꽃이 울기 위해 기다림을 저울질 하고
오랜 진통 끝에 새 생명이 탄생하듯이
사랑도 아픔 없이 성숙되지 않는다
눈물 없이는 감동하지 않는 대지에서
비를 기다리는 연서를 곱게 뿌리며
꽃 피울 그 날을 애타게 그리워한다
메마른 가슴에 젖어오는 봄비에 부쳐
붉은 꽃이 하얀 꽃이 울고 또 울고
그렇게 얼마를 붉게 울더니 하얗다
내리는 빗물에 감동하는 대지의 바다
꽃이 보랏빛 향기에 취하여 또 울고
밤에 우는 소리도 꽃이 서럽게 피는지
토닥토탁 아기잠 소리에 숨죽인 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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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문 / 손정모
일생동안 수많은 문을 여닫고
무시로 출입한 문을 이유없이
들락거린 꿈의 색감도 자유다
무지개꿈 불빛이 돌아서 나온
나의 꿈은 의미도 의무도 없다
무시로 꾸는 꿈 멋대로 바뀐다
그 많은 문을 열고 닫은 것들은
그 길을 걸어 가야만 한다는 것
가지 않을 수 없다는 통과의 문
그 문은 자동 내 꿈도 자동이다
붉은 색 불빛 옷을 입고 입맞춤
주황 색 불빛 아래서 파란 말들
도심 거리에서 픽업한 영상속은
내가 늘 걸었든 그 길 위에서 삶
하루를 열고 한해를 또 열었든 꿈
내일을 열지만 내일을 알 수 없다
신이 아닌데 신과 같이 살았음을
기적이라는 행운을 안고 살았음을
나의 자동문은 무단출입을 용인
누구나 열고 닫지만 기억은 없다
기억의 문을 열었지만 텅빈 마음
무색등불 일곱가지 연애와 포옹
까만밤의 꿈 아름다운 청춘의 길
끝내 자동문도 열지 못한 회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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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핀적 있었든가 / 손정모
춘삼월 꽃이 핀다네
겨우내 추위를 이기고서
모질게 피었다고 제 자랑일세
하늘한 꽃잎 향기도
달콤한 뒷맛 여운이 남네
춘삼월 꽃피는 날에
청춘은 가고 달은 밝은데
꽃 한번 피우보지 못한
생애의 회한을 가슴에 심었네
오늘 해가 저물고 보름달도 쉬엄 놀다가
언제 꽃핀적 있었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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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 손정모
화려하게 꽃피기를 기다린다
물 한번 주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이
미안하고 죄스러워
날마다 아침마다 기도하듯 상념을 지우고
새날 새 뜻으로 너에게 간다
우리 사랑한 게 맞는 거니
사랑하는 것도
미안하고 죄스러워
날마다 어쩔 줄 몰라 거울을 본다
물 한번 준다는 것이
아주 쉬울 것 같아도
생각이 많아지면 쉽지 않은 세상살이
우리가 언제 눈치 보며 꽃피웠니
사랑한다는 것이
미안하고 죄스러워
나 보기도 너 보기도 쉽지 않은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꽃은 언제 필련지
매일 아침이면 나는 거울을 본다
날마다 걷는 발걸음
무어 그리 대단한 물을 마셔 본다고
하루를 잊고 또 하루를 지우고
기다리는 환한 미소 너에게로 간다
미안하고 죄스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서있는
애틋한 너를 보고 나도 섰다
우리 마주 보고 있는 거니
그 미소 참 이뿌네
이제 꽃은 핀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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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살아 갈 일이라면 / 손정모
어차피 살아 갈 일이라면
그냥 살아 갈 일이지
가타부타 쓴 소리 할 일이 아니다
살다보면 우째 살다보면
때 되어 꽃 필 일이지
뭐라케도 아니꼬운 꽃은 피더란다
살아만 있다면 살아가는 것을
죽으라 살으라 할 일이 아니다
나 아닌 그도 저 꽃을 보고 있겠지
꽃이 늦게 핀다고
애타는 꽃 얄미운 꽃 아닐 수 없고
황금빛 들녘 기러기 날으는 소식도
어차피 날아 갈 일이라면
그냥 날아 갈 일이지
살다가 힘에 부쳐도 웃고 갈일이지
살다가 살아 가다가
행여 꽃 필 일 있거든 그러하거든
그냥 더 높이 저 멀리 날아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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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우 사내 / 손 정 모
겨우내 얼고 녹아서
마르고 닳은 손마디
그가슴 부려 텃구나
아파도 넌 울지않아
피 눈물에도 눈있어
하늘이 울고 흘리는
앙상한 폐부 속에도
천둥의 소리도 잔다
터진 눈빛에도 울어
고통의 신음도 없어
눈물은 하늘 몫이고
나목은 그대라 해도
피빛 망울은 사내라
천둥번개도 고 왔네
봄비 내리는 눈물도
눈뜨고 씨앗 터지는
초우 하늘의 꿈이네
세상은 늙고 병들고
새길을 여는 꿈에는
푸른 주인이 노래한
향기로운 풀 벌레들
꿈꾸는 초동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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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는 강자의 말을 믿고싶어한다
그러나 세상은 속고 속이는 세상
믿고 믿고 싶어하는 세상 약자의
논리와 강자의 논리는 다르다
그것은 빈자는 부자의 마음을
모른다 그러나 부자는 빈자를 안다
핵을 가진자와 못 가진자 미국의
판단은 어떨지 과연 꼼수를 믿을까?!
어리석은 자는 항상 약자속에 있다
미투운동 약자의 고백이 이어진다
남녀 양성평등의 실현을 눈앞에
둔 것 같다 여성우위시대가 있었고
남성우위시대도 있었다 서열시대가
무너지고 양성평등시대의 도래는
요원하기보다 싶게 오지않으리라는
것이 피의 대가를 요구한다
강자가 약자를 생각해 평등하게
대등하게 법 앞에 설지 의문이다
바보는 절대 강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강자의 논리와 약자의 논리가
다르다는 것이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역사를 잊은 자 부강한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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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 루디아 키플링
만일
네가 모든 걸 잃었고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너 자신이 머리를 똑바로 쳐들 수 있다면,
만일
모든 사람이 너를 의심할 때
너 자신은 스스로를 신뢰할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기다릴 수 있고
또한 기다림에 지치지 않을 수 있다면,
거짓이 들리더라도
거짓과 타협하지 않으며
미움을 받더라도
그 미움에 지지 않을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너무 선한 체하지 않고
너무 지혜로운 말들을
늘어놓지 않을 수 있다면,
만일
네가 꿈을 갖더라도
그 꿈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면,
또한 네가 어떤 생각을 갖더라도
그 생각이
유일한 목표가 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인생의 길에서 성공과 실패를 만나더라도
그 두 가지를
똑같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네가 말한 진실이 왜곡되어
너를 바보로 만든다 하더라도
너 자신은 그것을 참고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너의 전 생애를 바친 일이 무너지더라도
몸을 굽히고서
그걸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면,
한번쯤은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걸 걸고
내기를 할 수 있다면,
그래서 다 잃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그러면서도
네가 잃은 것에 대해 침묵할 수 있고
다 잃은 뒤에도 변함없이
네 가슴과 어깨와 머리가
널 위해 일할 수 있다면,
설령 너에게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해도
강한 의지로 그것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만일
군중과 이야기하면서도
너 자신의 덕을 지킬 수 있고
왕과 함께 걸으면서도
상식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적이든 친구든 너를 해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모두가 너에게 도움을 청하되
그들로 하여금
너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만일
네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1분간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60초로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세상은 너의 것이며
너는 비로소 한 사람의 어른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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