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04~05) 그대가 꽃이라면 / 손정모

intervia 2019. 2. 28. 13:29

      봄마중 가세 / 손정모(19020304) 이른 새벽 내리는 비는 너무 고요해 내 마음에 내리는 비는 너를 사랑해 가고 오고 그 발길은 소리도 없지만 내 우산은 빗방울에 젖어서 흐르고 언젠가는 돌아올 수 없지만 가야지 사랑하고 행복한 그댈 위해 간다네 잔잔하게 보듬은 나에 손길은 우산 길을 따라서 걸어가는 오색 무지개 새봄은 소리도 없이 빗물로 온다네 사랑의 눈길로 우산을 받치고 가네 방울방울 눈뜨는 길가에 모여 가네 밝아오는 하늘 빗속엔 찬란한 꿈길 너와 내가 빗물이 되고 우산이 되고 봄이 오는 걸음 느릿하지만 온다네 봄마중 그대 눈길 그대 가슴에 오네 봄은 우산으로 온다네 봄마중 가세 흐르는 빗물을 따라서 봄은 온다네 ~~~~~~~~~~~~~~~~~~~~ 그대가 꽃이라면 / 손정모(19022805) 그대가 꽃이라면 활짝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가 사랑이라면 속같이 익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에 그대같이 향기로운 미소와 도란도란 피어오르는 저녁향기를 맞으며 밤하늘의 별들을 보고싶습니다 언제까지나 지지 않는 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가 사랑이라면 별같이 영롱한 눈빛으로 목마르지 않는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그대가 꽃이라면 이별 저별도 그립습니다 밤에 울어도 소쩍새 꽃잎은 이별이 고향입니다 ~~~~~~~~~~~~~~~~~~~~ ~~~~~~~~~~~~~~~~~~~~ 까마귀 세상 / 손정모(120212) 배부른 돼지는 까마귀가 놀고 배고픈 돼지는 영혼을 팔았네 흰돼지 백로는 까마귀 부러워 까마귀 흑돼지는 백로가 없고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돼지도 백로는 없고 까마귀만 울었다 하얀 영혼 까만 눈물로 타다 가 남 부끄러운 속내 묻고 묻은 것 세상 제일 무서운게 까마귀라 백로는 지 새끼가 까마귀라네 눈 감고 못 죽을 까마귀를 두고 각혈한 돼지는 하늘로 갔다네 (무거운 운률이다 먹고 살 것이 없으니 사기꾼만 늘어난다고 이러다 사기꾼만 살아남는다 사기꾼 세상이 될게야... 참새가 짹쌕 해봐야 까마귀 까악보다 못하지 참새 잡는 것은 까마귀라 참새도 도가 통하면 까마귀되는게 소원이라 했다 참새가 먹고 살게 없으니 까마귀가 될 수 밖에 살아 남는게 까마귀니 까마귀 세상일세 미안하고 죄스럽다 돼지가 되었어 냄새나는 돼지가 되었어 배부른 돼지든 배고픈 돼지든 까마귀 영혼에 물들었다 제새끼가 제일 무서운 세상에 참새마저 전부 까마귀 소리를 낸다 참새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까마귀일세...) ~~~~~~~~~~~~~~~~~~~~ 바쁨 (봄소식) / 손정모 (16002) 반짝반짝 빛나든 눈빛 살아있음에 울었다 년말을 지나 새해가 오고 겨울을 지나 새봄이 오고 그렇게 많은 하루살이 목숨 천년을 살아온 나무에도 고운 햇살이 내려오고 시원한 그늘도 드리우고 백년을 산다는 웃음꽃에도 그 웃음꽃에도 남모르는 서러움이 있었으니 쉬이 울어 재치는 목소리도 울지 못하는 울음 참고 참아 년말 새해 다아 가고 겨울 새봄 다아 가고 그렇게 다아 간 뒤 목 놓아 울어 재친 설음 해 뜨니 울고 해지니 울고 달뜨니 울고 달지니 울고 별빛가득 눈물바다 바람 불어 물어보니 어떼 쯤 오고 있더냐 이무슨 그리움을 달래여 익어올 서러움도 한없는 사람 어디 누군가 뿌리되어 천년고송 나무에 니이 소식 전한다 집안이 살아나도 집안이 죽어가도 땅 밑 뿌리 바삐 올려 보내는 별의 노래를 달의 노래를 해의 노래를 니는 알아듣지 못해도 쉼 없는 눈물의 강 은하의 강 햇살이 곱더냐 빤짝이는 눈빛거울 참, 많이 닮았다 내 대신 니가 그리 많이 우니 산 사람도 못 가는데 죽은 사람 돌아올라 그만 울거래이 사는 게 그렇지 천년을 살아도 만년을 살아도 이바쁨 새봄에도 울지 못하는 곡소리 천둥이 지나는 길 눈물이 강물이 되어 바다가 하늘 되듯이 달 가고 해가니 어이 삼십년 천년에 비할라 서러워 말라 서러워 말라 간다간다 해도 아니 간다 아니 간다 그 노래 소리도 그 울음소리도 들리는 듯 마는 듯 구름에 달 가듯 익어가는 술잔도 목 메여 목이 메여 다아 넘기지 못하고 산다는 것이 그렇지 뭐 별개 있을라고 꺼이꺼이 어디쯤 온다더뇨 오늘이더냐 내일 이더냐 반짝반짝 빛나든 눈빛 살아있음에 죽지 못해 울었다 년말을 지나 새해가 오고 겨울을 지나 새봄이 오고 그렇게 많은 하루살이 목숨 살아 숨 쉬는 날까지 하나 가득 이 몹쓸 그리움 이 서러움 하늘에 담아 올린다 ~~~~~~~~~~~~~~~~~~~~ 시냇가에서 /손정모(13013) 산바람이 불어서 어디 가나 했더니 길손 따라 맴돌고 메마른 길 고인 생각 돌고 돌아서 또 섰네 언젠가 시냇물 흐르고 꽃잎도 피겠지 하늘 가리운 녹음이 푸를 때 산새도 오겠지 나뭇잎배 띄우고 노젖는 뱃사공 졸졸졸 흘려가겠지 그렇거니 하면서도 메마른 생각 벌거 벗은 조약돌 아직도 차거운 바람이 부네 산바람 길손 돌고 돌아 맴도는 발자국 지우리 가슴깊이 차오르는 봄의 향연을 힘껏 쏟아내는 이 아침도 가는 발걸음 언제나 어두운 밤에도 산바람 길손 달빛에 젖고 별빛에 젖어 산 아래 불빛만 가물가물 옛 생각 졸고 있구나 하늘 가는 길에도 길은 차고 넘쳐 봄이 오는 길목에 수줍은 개나리 노란 풀피리 소리 시냇물 소리 그리워 지누나 널 그리워 지누나 (큰 강도 못되고 큰 바위도 못되고 다람쥐도 못되는 치졸함 인사청문회 큰 산 들 숲이 깊어 길이 보이지 않는다 바보들의 잔치에 젖가락 몇개나 더 올려야 하나 아이고 자식들에게 미안타) ~~~~~~~~~~~~~~~~~~~~ 봄이 오는 산길 / 손정모(15008) 아침을 열면 산을 넘고 산 넘어 가는 길은 고향길 십 시오리 소나무도 굴참나무도 말이 없네 어머니 아버지 형님 누나들의 발길 서서히 달아오르고 어디서 무얼 하고 어떻게 사시나 저녁이 오면 바다를 건너 집으로 오는 내 작은 길목들 언제나 어린 고향 같은 꿈을 꾼다 어머니가 반기는 초인종 소리에도 환한 미소가 피어나듯이 진달래 철쭉 속살의 향내를 피워 올린다 어쩌다 날다람쥐 높은 소나무가지를 탈 때면 어느새 까치의 울음 적막을 훓고지난다 이름 모를 작은 새 나뭇가지마다 피아노건반을 통통 거린다 새봄의 길을 나설 때 언제나 아득한 고향집 대문을 본다 거기에는 아직도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꿈같은 고운 밤 별같이 잠들고 있을까 봄은 소리 내어 재촉하는데 어이 간곳없이 산 넘어 고향 바다 비오고 바람 불어도 꽃향기 오르네 산에 들에 봄이 나 앉아 소꿉놀이에도 벌 나비가 춤추고 박새가 노래한다 가고 오는 그 산길에도 도시의 차량같이 봄바람이 지나고 나는 언제나 말없는 나무 같다 ~~~~~~~~~~~~~~~~~~~~ 청산에 갑니다 / 손정모(14018) 굿은 날 뒤에 오는 아침은 공기도 참 맑았습니다 사막을 건너온 여인의 얼굴 차드로에 가린 숲길 예쁜 얼굴도 미소도 없는 가면의 세상을 건너본 그 때 아스라이 먼 샘물의 목축임도 그 갈증의 한계에 와 닿은 오늘 같은 고마운 날씨에 문자를 날리오 안녕 안녕하시오 앵무새도 까치도 이 날씨에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이 어딘지 마중하고 싶습니다 아아아 참 날씨 좋군요 너무 좋아요 살 것 같습니다 이제는 먹는 물도 가려서 마시는 그런 세상에 물맛은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방진마스크로 공기도 가려서 드실 수 있겠습니까 오늘 같은 봄날에 따뜻한 태양을 손에 지고 청산에 갑니다 하늘가 젖무덤 할미꽃 청산에 갑니다 차드로 가린 그 미소 보고파서 청산에 청산에 갑니다 안녕 안녕하시오 날씨 참 좋다는 문자 전송 산들산들 봄바람 어디서 불어오는지 문자 전송 오늘은 봄바람 마중하고 싶습니다 안녕 안녕하시오 ~~~~~~~~~~~~~~~~~~~~ 샌텀 스파이더 / 손정모(14019) 희뿌연 바다 향기는 스산하다 온종일 바다만 바라보면 사람이 하늘을 나는 새가된다 막대 그라프에 음파그라프 춤추는 것이 빛뿐만 아니라 땅도 춤춘다는 것을... 파도는 편히 잠잘 수 없다 온종일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미라의 경지에 오른 마천루 의자의 수부인 것을... 얼마나 많은 세월을 함께 해야 미라의 경지에 오른단 말인가 의사도 도망한 막대그라프에 춤추는 미라의 음파... 봄이 오기 전 스산한 날 꽃들도 자지러지는 소리를 낸다 지진이 울리는 침묵... 오만원 다발을 땅에 묻으면 그 다발이 풀어지고 풀어져 막대그라프 창문을 타고 오르는 것을... 오래전에 거북선이 바다를 떠나 묻에 오른 것처럼 돈도 유리에 붙으면 어미가 새끼를 낳고 미라가 되는 것을... 사람이 사람의 그림과 가까워지고 사람이 사람과 더 멀어질 것 같은 망루에 선 바다는 새가 되었다는 것을... 허울뿐인 것에 전율하는 마천루 위로 더 높이 하늘 가까이 구름 속으로 삭신 쑤시는 박제는 신선이 되었다는 것을... 꽃이 피기 위해 봄비를 맞으며 제 살을 터고 그 아픔이 아롱지듯 푸르기 위해 봄비에 우는 그 봄바람은 이리도 시린 것을... ~~~~~~~~~~~~~~~~~~~~ ~~~~~~~~~~~~~~~~~~~~ 그냥 외로우며 살아 / 허순성 사랑, 그거 하지마 그냥, 외로우며 살아 영혼이 삭아버리는 거 보다는 나아 더도, 덜도 상상하지 말아 이별과는 한 몸인 건 확실해 앞과 뒤, 그러나 보이지는 않아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긴 해 그러나, 떠나게 되어 있어 결국은, 그 자리 거지로 떠돌던 허무가 제 집인줄 알아 아니 죽어지면 그냥, 외로우며 살아 밤마다, 코박고 울수만 있어도 사치야 허무가 무언진 알아? 외로움도 증오도 못느끼는 거야, 아무것도 --------------------------------- 슬픈날의 편지 / 이해인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지금은 그저 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 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유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 달라는 이 터무니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 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성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 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 생명은 하나의 소리 / 조병화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 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 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별들이 비치다 만 밤들이 있었습니다. 해가 활활 타다 만 하늘들이 있었습니다. 밤과 하늘들을 따라 우리들이 살아 있었습니다. 생명은 하나의 외로운 소리. 당신은 가난한 나에게 소리를 주시고 갈라진 나의 소리에 의미를 주시고 지구 먼 한 자리에 나의 자리를 주셨습니다. 어차피 한동안 머물다 말 하늘과 별 아래 당신과 나의 회화에 의미를 잃어버리면 나는 자리를 거두고 돌아가야 할 나. 당신과 나의 회화에 빛이 흐르는 동안 그늘진 지구 한 자리 나의 자리엔 살아 있는 의미와 시간이 있었습니다. --------------------------------- 사 랑 / 정호승 그대는 내 슬픈 운명의 기쁨 내가 기도할 수 없을 때 기도하는 기도 내 영혼이 가난할 때 부르는 노래 모든 시인들이 죽은 뒤에 다시 쓰는 시 모든 애인들이 끝끝내 지키는 깨끗한 눈물 오늘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 날보다 원망하는 날들이 더 많았나니 창 밖에 가난한 등불 하나 내어 걸고 기다림 때문에 그대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대를 기다리나니 그대는 결국 침묵을 깨뜨리는 침묵 아무리 걸어가도 끝없는 새벽길 새벽 달빛 위에 앉아 있던 겨울산 작은 나뭇가지 위에 잠들던 바다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던 사막의 마지막 별빛 언젠가 내 가슴 속 봄날에 피었던 흰 냉이꽃 --------------------------------- 늘 보고 싶어요 / 김용택 오늘 가을산과 들녘에 물을 보고 왔습니다 산골 깊은곳 작은 마을 지나고 작은 개울들 건널때 당신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산의 품에 들고 싶었어요, 깊숙히 물의 끝을 따라 가고 싶었어요 물소리랑 당신이랑 한없이 늘 보고 싶어요 늘 이야기하고 싶어요 당신에겐 모든것이 말이 되어요 십일월 초하루 단풍 물든 산자락 끝이나 물굽이마다에서 당신이 보고 싶어서, 당신이 보고싶어서 가슴이 저렸어요 오늘 가을산과 들녘과 물을 보고 하루 왼종일 당신을 보았습니다 --------------------------------- 보고 싶다 / 채정화 우묵한 웅덩이에 빗물 고이듯 가득 고이는 말, 보고 싶다 야속하다, 밉다 수없이 되뇌는데 나도 모르게 가득 고이는 말 그대가 너무 보고 싶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면 더욱 내려앉는 말 그대가 아주 많이 보고 싶다 마음 둘 곳 없어 서성이는데 단 한 번이라도 그대 만나고 싶다 물안개처럼 피어오르는 그리움 그대에게 닿을 수 있으면 좋겠다 같은 마음 같은 자리 언제까지 맴돌고 있는 나, 그대 기억해주면 좋겠다 기적처럼 그대 내 곁에 환한 웃음 물고 올 날 기다리는 게 좋겠다 그래, 그게 좋겠다 이렇게 쉬운 걸, --------------------------------- 흐린 세상 건너기 / 이외수 비는 예감을 동반한다. 오늘쯤은 그대를 거리에서라도 우연히 만날는지 모른다는 예감.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엽서 한 장쯤은 받을지 모른다는 예감. 그리운 사람은 그리워하기 때문에 더욱 그리워진다는 사실을 비는 알게 한다. 이것은 낭만이 아니라 아픔이다. --------------------------------- 이 세상 사는 날 동안 / 오광수 이 세상사는 날 동안 사랑하는 사람에겐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 파도같이 밀려오는 아픈 육신의 통증과 심장을 도려내는 아픈 마음의 고통은 모두 없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사는 날 동안 사랑하는 사람에겐 이별이 없었으면 좋겠다 미치도록 보고 싶은 아픈 이별의 통증과 하늘이 무너지는 아픈 후회의 고통은 모두 없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사는 날 동안 사랑하는 사람에겐 행복한 날이었음 좋겠다 마주 보며 같이 웃고 서로 도우며 보듬고 아끼고 정 나누며 믿음 안에서 소망이 함께 하였으면 좋겠다 ---------------------------------
She's Gone / Steel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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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ght Here Waiting / Richard Ma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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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생각 /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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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d / Myth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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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ration Of Life / Cynthia Jor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