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 / 손정모 (18014)
때는
초하 도원 아래서
가장 아름다운 세외를 보라
하늘에 가까운 평안
어미를 곁에 둔 평온
그 품
천수답 하늘아래
하늘이 키운 세경 제일의 꽃
신들도 경외하는 열매가 익는다
자식이야 오던말던
원향도 무령하니 지천별하야
금쪽같은 이도 일모도원
지기
말지기 하늘지기 땅지기 천년지기
초심
생각해보니 경이로세
(도원향, 도원무령, 도원지기,
이상향, 별천지, )
이 무슨 말이더냐
여기가 천국이 아니더냐
오지 말래도 오고
가지 말래도 가는
거기 터가 명당일세
그 숨은 생명의 소리
하늘의 소리
매지기
엄니 한잔술 받았는교
(파도 소리 들리는~~~노래
산 넘어 남촌에는~~~노래)
너거들 봐라
새벽 별도
새벽 닭도
어쩜 엄청 울겠지요
~~~~~~~~~~~~~~~~~
~~~~~~~~~~~~~~~~~
뭔 일 있었어 / 손정모(17014)
이른 봄에 말이야
왜 하필이면
내가 오줌눌 때
넌 눈을 떠는거야
내가 물을 주는 것은
어때
생명이란 그런거야
꼭 아구가 맞아야
아픈 것은 아니거든
목을 밀어 올릴 때
넌 꼭 되돌아 가더라
얼굴 못 본지 오래야
웃고 있는거야
그 모습
처음처럼
왜 하필이면
이때 봄이 온거야
많이 켰네 많이 켰네
사람들은 왜 큰 걸 좋아해
그냥 하는 소리지
그래 그래도 난 니가 좋아
그렇게 말하고 싶어
이른 아침에 물 맛은
너무 좋아
내 마음 향상 열려있어
언제든 놀려와
우산이든 텐트든
넘 멋지잖아
아이 이른 아침에
어스름한 새벽 바람에
내가 오즘을 눌때마다
넌 정말 웃지마
정드니까
우리 정말 그럴까
그 봄에
우린 정말 사랑했을까
그모습 그미소 그 보고픔
꼭 이른 때
넌 전화를 하더라
뭐가 어쨌다는거야
그렇게 할 일 없는거야
하늘이 별로만 살 수 없데
그런거야
편하게 살자 우리
참 복잡하네
세상 사람들 그 표정들
너무 웃기잖아
그러면서
솔라머니 꼭 아이스크림 샀어
입술 모양과
목떨미 너머로 지나는
달콤한 느낌이 어우려진
빨간 신호등 앞에서
맛있는 눈빛이
꼭 왜 하필 거길 쳐다 보는거야
띠디링한 신호등 소리
널래널래한 걸음걸이
하루 해는 꼭 이쁜 여자애들
가랑지 사이로 지더라니깐
청춘은 꼭 그렇게
피다가 지다가 헐래벌떡
일어나 또 눕고 일어나고
참내 그게 판토마임에
내 얼굴에 똥칠하는게
그렇게 그게 재미있더라니깐
여자가 왜 화장을 하는지 알아
그걸 몰라 여태
지기 싫어니까
태양도 서쪽으로 지다가
석달열흘 중천에서 스톱 끼익
빵 터졌다
왜 하필 이런 때 터지는거야
이제 막 할려니까
깨네깨네 확 깨네
뭔일 있었던겨
아니여 아무일 없었어
봐 봐 봐
아무일 없지 그렇지....
~~~~~~~~~~~~~~~~~~
육월아/손정모(13033)
육월아 잘 있었느냐
내 왔음이 좋지않느냐
마주 앉아 푸른 녹음의 천지를
휘이 둘려보니 더 좋구나
육월아 너 참 이뿌기도 하구나
흘린 땀 구슬 바람부니 좋고
폐 깊은 한숨 바꿔보니 좋고
과거를 청산하니 새 샘이 솟고
육월아 너도 좋으냐
갈증 푸는 이 물 맛이
육월아 잊지 못할 육월아
만남은 잠시라도
너가 준 사랑의 물 맛은
본향의 느낌 또 있을까
기리 추억될 그리움
영원히 잊지않고 가리라
~~~~~~~~~~~~~~~~~
눈먼소리/손정모(13034)
오후 햇살이 서산에 걸렸다
쑥떡쑥떡 먹다가 말문이 걸렸다
갑짜기 눈 앞이 멈추고 조용하다
누가 내소리 니소리 하였나
깔딱지 마른침 노오란 뱁새다
아주 먼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어본다
놀랍고 경의롭다
어린 아이도 나라를 위한 자부심
대견하고 자랑스런 아들 딸이다
언젠가 기필코 눈을 떠고 바른소리하고픈
그날 그런날 눈먼소리를 잠 재울 것이다
~~~~~~~~~~~~~~~~~
이제는 / 손정모 (14045)
이제는 깨어나야 할 때
구형에서 탈피하여
얼룩진 때를 말끔이 벗어야 한다
더 영롱하게 빛나야 한다
이제는 무엇을 보기보다
더 멀리 더 높이 날아보아야 할 때
무엇이 되기보다 무엇을 해야 할 때
사각이 되기 위해 더 갈고 닦아야 한다
너가 되기 위한 사랑을 해야 할 때
또다시 구형으로 돌아앉아야 한다
세상에는 승패가 있는 법
모나여 패한 그는 더 둥글어 갔다
둥글어 승리한 자는 더 모가 난다
세상은 그런가 봐
이제는 깨어나 꽃이 되고 나비가 되고
너라면 훨훨 날고 싶지 않겠니
저 푸른 하늘 빗물이 둥글게 내리던 날
세상은 온 종일 부셔져 길을 만들고
저 바다로 가기 위해
온 종일 세탁을 하고 목욕을 했다
세상의 간을 맞춘 맛 나는 세상임을
이제는 좀 더 싱겁게 짠짠하게
살갑게 살아가야 하지 않겠니
~~~~-~~~~~~~~~~~~~
나는 네가 되고 싶다 / 손정모(17015)
<나는 네 가슴에 별이 되고 싶다>
나는 네가 그리워서 꿈을 꾸었다
우리가 사랑할 일이 이 땅에서 말고
저 하늘에서도 별같이 많은 날이 있을까
나는 네가 꿈에서도 얼마나 아파하는지
사는 것이 고통이라할 때
내 가슴도 아파서 밤세워 뒤척이고
그래 우리가 이 땅에서도 만났듯이
저 하늘에서도 만나자고 약속을 했지
네는 사는 것이 철없을 때 이 다음 돈 벌면
할머니에게도 할아버지에게도
큰아빠 큰엄마에게도 용돈 준다고 했다
그 외 수 많은 약속들을 다 지킬 수 있을까
나랏님도 못 지키는 수 많은 약속들을
꿈꾸듯 그리워할줄은 보고파할 줄은
희망이란 이름으로 난 네를 사랑했다
저하늘에 별 같이 그리워 했다 보고싶다
나는 네가 그리워서 그리워서 보고싶다
오늘인가 내일인가 네 만남을 염원하면서
달이 가고 해가 가고 또 오늘이 가고
우리가 사랑할 일이 이 땅말고 저 하늘에도
별같이 많은 날들이 있을까 정말 있을까
흐리고 아픈날들 다아 지우고 새날 새뜻
맑고 고운 하늘에 날으는 새들같이
훨훨 날아 나는 네가 되고싶다 그러고 싶다
~~~~~~~~~~~~~~~~~
위험한 간웅 간큰 여자애 / 손정모(17016)
어린 남자애가 철조망있는 담을 넘었다
자기집 담을 타는 남자 그리고 여자
어린 남자는 남자라서 그렇다칠까
어린 여자애는 여자라서 담을 탓을까
사랑을 찾아서 철조망을 넘었을까
추억의 첫사랑이 되었으면 좋겠다
개구멍만 지키면
다 잡아드리는 동물적 본능 길은 하나일까
논두렁 물꼬하나 트고 통발을 놓아두면
목구멍 숨구멍 콧구멍이 꽉차도록 잡든
어릴적 기억이 되살아 소금빨에 움직인다
빡빡 문질려 추어탕 해 먹든 그날의 기억
어린애가 허물을 벗고 요조숙녀가 되었을까
그날밤 이후 남자애는 다 도둑놈이 된다던데
제발 담을 타는 것보다 더 설레이는 사랑을
꿈꾸는 별이 안개꽃처럼 세안을 하고 웃길
담을 탓던 여자애가 떠났다 숨죽여 떠났다
이제 막 정자를 생산하고 난자를 생산했는데
너무 아까워서 서로 꺼내어 살짝 합쳐봤을까
수정은 너무 쉬워 소문만 길길이 따라다녔다
그 아빠에 그 엄마 17세 보다 더 빠르다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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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아 잘 있느냐 / 손정모 (14046)
낙동강을 보면 수돗물을 마실 수 없다
차량의 배기가스를 보면 숨 쉴 수가 없다
소음에 소리 지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다
녹조의 강물을 어떻게 마시고 살까
저 짙은 녹조에 쌓인 강물은 숨은 쉬겠지
매일 차를 몰면서 공기가 탁하다고 하면
미개인지 모른다 유식한게 무식하다고 하면
절로 답답해 온다 그냥 마실 수 있는 물은
돌아 올 수 없겠지 영원히 그럴거야
맏 상주가 없는 상가집에 앉아서 친구도
말 수가 자꾸만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되지
이제 공평을 얘기하기엔 너무 늦었다
아직도 착한 사람이 더 많이 살아도
검은 고리를 끊으면 절반의 사람들이
못 살겠다고 아우성칠까 숨죽여 울까
낙동강 녹조의 강물 저걸 어떻게 마실까
배기가스 줄인다고 소음도 줄여 본다고
까실한 목청이 좀 더 부드러운 소리날까
낙동강에는 붕어는 죽고 깡 붕어만 산다
이름 하나 바꾸면 새 날도 볼 수 있고
탁한 공기도 정화되어 향기가 난다
낙동강 하구에 멸치 한 마리 폴짝 뛰어도
그건 이미 멸치가 아니라 꼴뚜기 춤이다
낙동강 강물에게 더 전할 얘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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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와 선/손정모(13035)
단비에 젖어서
빛나는 맴씨 선이 곱다
직선이듯 하다가 곡선으로 흐르는
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
올 곧게 적시는 땅 위의 나무
빛나는 속살
저 찬란한 생명의 소리는
기쁨이고 감동이다
단비에 젖어
더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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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는 / 손정모 (14047)
내 인생에는 흑백사진 속의 영혼이 숨쉰다
화려하지도 않은 누추한 벽과 천정을 보고
밤새도록 부엉(버꾹)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무엇이 사는 것에 허무를 말하고 있는가
무쇠의 몸으로 산을 오를 때마다
쓰러지던 풀잎들 이슬 찬 풀내음으로 살았다
길이 아니어도 가야했든 길은 보이지 않는다
한 때는 정신없이 시간도 잊고 잠도 설쳤다
또, 한 시절은 욕을 달고 다녔다
어느 순간에는
시시때때로 술 한 잔 하고 싶은 날들도 많았다
내 생에 물음표를 달아야 할 시간도 없었다
내 인생에 이름표를 붙여보고 싶다
화려한 날들은 아니어도 그 청춘에게 바치는
비릿한 초년의 꿈 그 가슴의 상처도 알겠다
누가 저 푸른 바다를 화나게 하는가
저 하늘에도 흰 구름이 흐르고 있다
무어 그대 시간이 덜 아깝다고 얘기마라
내 인생에 숨 쉬는 장미꽃도 그 가시도
상처 난 핏빛에 늘 보름밤에 울고 싶었다
내 인생에 부자는 없다 명예도 없다
내 생에 부쳐보아도 글 한 줄 남지 않았다
가난한 자여 그대를 청문 하노라
용감한 자여 그대 나이는 몇이라 하는가
~~~~~~~~~~~~~~~~~
배반의 늪 / 손정모(17017)
이제 끝난 것인가
촛불이 타 오르고 물결쳤다
태극기도 휘날리며 흘려갔다
스스로 다짐하며
스스로 약속하며
모든 국민에게 선언했다
나라를 나라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믿고 믿었던 사람들
숨죽여 지켜본 결정들
배신은 영원하다
배반은 날로 켜간다
하늘이 잔뜩흐리다
비는 오지 않는다
땅이 갈라지고
수많은 닭오리가 매몰된다
멀뚱멀뚱한 눈망울 보았다
닭오리가 무슨 죄가 있나
비가 오고 아니 오는 것이
왜 나라의 책임이 아니란 말인가
온갖 말로 현혹하고도
눈 앞에서 보란듯이 노래를 하면
다 한시름 놓은 것인가
말장난의 재주를 보는 것인가
광대는 광대일뿐 관중은 웃는다
그 입이 하는 말은 광대의 소리다
그 광대는 내 편이다
이제 시작이다
이제 시작했는가
처음부터 약속을 뒤집는 것
좀 다를 줄 알았지 아니었어
스스로 다짐하며
스스로 약속하며
모든 국민에게 선언했다
나라를 나라답게
사람은 사람답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믿고 믿었던 사람들
숨죽여 지켜본 결정들
배신은 영원하다
배반은 날로 켜간다
하늘이 잔뜩흐리다
비는 오지 않는다
땅이 갈라지고
수많은 닭오리가 매몰된다
멀뚱멀뚱한 눈망울 보았다
닭오리가 무슨 죄가 있나
비가 오고 아니 오는 것이
왜 나라의 책임이 아니란 말인가
무엇이 침몰하고
잠식당하는가
이제 또 시작하는가
~~~~~~~~~~~~~~~~~
바람부는 언덕에서 / 손정모(14048)
한낮, 뜨거운 낙수물 소리에
잠들은 영혼을 깨우고 있음은
아직, 참을 수 있는 아픔까지도
못내 소리쳐 가슴에 부딪친다
너무 늦지 않게 만날 수 있다면
만나야할 무언가가 아직 남았다면
저 소리 끝나기 전에 만날 수 있도록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한다
저문다는 것이 꼭 황혼만이 아니다
십일홍 붉은 날의 십년이 지나고
그 아름다운 낭만이 끝나고 있음은
웃을 수 있을 때 함께할 수 있기를
날이면 날마다 머물지 못하는
심장 한 컨에 촛불을 켜고 있음은
무서운 진리에 엉클어진 머릿결
푸른 하늘에 처음처럼 오른다
저 소리는 초침과도 같아서
가슴을 울리기 전에는 모른다
왜 우리가 이렇게 서성이고 있는지
바람부는 낙수물 소리에도
서러워 하는지를...
~~~~~
링거 수액의 낙수는
약3초 마다 몸속으로 들어간다
저 태양 뜨고지는 배속을 조정하여
약3초에 맞추면
언덕 위 바람소리도
그 만큼 빠른 찰라의 시간인 것을
만나야될 스쳐가는 순간
그것도 때가 있음을 알고보면
숨가픈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애써 외면할 일이 아니다
폐에 물이 차오르면 숨가파 온다
이것이 폐부종이다
정상 체온이
36.5도 +3도가 되면 고열이라 하고
고열은 합병을 부른다
저 체온은 기능을 저하시킨다
즉 배설배뇨를 못하면 몸이 부푼다
뜨거운 눈물이란 고뇌이고
차갑게 식어가는 눈물은 인간미를 상실했다는
죽음이다
의지한다는 것은
결국 시간에 부침한다는 것이다
모든 주어진 시공간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러므로서
인간의 영역과 구분하는 열망은
신의 영역으로 둔 것 같다
따라서 선량한 존경으로
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 세월호참사에 기인한
오류(아류)그 자유를
이렇게나마 부언해 둔다
~~~~~~~~~~~~~~~~~
얼마나 행복할지 몰라(16015) / 손정모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해
불행하다고 생각해
말할 수 없는 고민이 속삭인다
순식간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럼
그 행복 만원만 기부해
아니다 가만 생각하니
불행하네
니가 만원만 내게 주라
말은 쉽지만
결론없는 말이 떠돌다
목구멍에 넘어가면
그만 배가 불려서
소화되어 나오고
또다시
아니
행복한거야
불행한거야
지금이
답을 해봐
마침 그때
고물 할머니 손수례 앞으로
개새끼를
애기처럼
앞에도 차고 뒤에도 업고
얼마나 행복한거야
얼마나 행복할지 몰라
~~~~~~~~~~~~~-~-~
젊은 분노와 늙은 눈물(16016) / 손정모
신문을 봐도
티비를 봐도
휴대폰을 봐도
분노는 젊어서 타오르고
눈물은 늙어서 숨는다
오로지
무슨 말을 찾다가
길 잃은 시간
초침도 분침도 시침도
제 각각 돈다
젊은 분노도
늙은 눈물도
용암이 되지 못해
숨죽인 화산같다
하늘을 향한 연기
검었다 희었다
눈물마저 메말라
한시절을 보내는
젊음이 있고
늙음도 있다
분노도 삭으려 가고
희망은 어쩐지
자꾸만 늙어 간다
~~~~
앞집 빌라를 리모델링 하더니
새로운 이웃이 왔다
새댁이 얼마나 아기를 갖고싶어서
아니 개새끼를 좋아했으면
애기처럼 포데기를 앞에 차고
서방님 오토바이에 올라
출퇴근 한다
요즘들어 개를 업거나 차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고물 할머니 불쌍하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묘한 대비 그 엇갈림이
오래도록 남아있다가
그것도
행복할 수 없다가
스쳐갔다
~~~~~~~~~~~~~~~~~
태양의 분노 / 손정모
내 꿈에는 춤추는 바람이 분다
세상 뭇 미소 보다도 더 황홀한
물안개 피는 숲골 그 아늑함을
아이와 손잡고 누었다
메마른 땅 위에 남은 흔적들
판각의 흔적 영원하다 화석이다
혼자 만든 환상 갈라지고
여린 생명이 먼저 잠들고
잠 못 이룬 강자들 마저 누었다
꿈 속에서 내리는 빗물
요란하게 휩쓸고 갔다
세상에 맞출 수 없어
머리를 깍고 문신을 했다
가슴이 소리없이 핏물이 났다
달려든 파리의 엥화 노틀꼼추
점점 소리는 줄고
내 가슴은 끝내 사막의 모래로
쉬지 않는 바람에 먼지만 날렸다
잉태하지 못한 꿈은
태양의 분노만 샀다
황홀한 태양의 분노
꿈속에서도 춤추는 바람은
세상의 뭇 미소 보다도
더 살아 남기 힘들다
~~~~~
지독한 가뭄
땅이 말라 갈라지고
부서지면
먼지 날리는 황사
고비언덕의 달빛은 더 고요하지요
생명의 빛은 있으나
공기는 있으나
물은 없다
그 가뭄은
모두를 파멸로 이끈다
싸움이다
강태공은
빈 낚시에 세월을 낚았다
우리는 맨 땅에
비늘날 샌 낚시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탓한다
지독한 가뭄은
취직가뭄 뿐이겠는가
풀러스 가뭄도
빈손에 헤딩하게 한다
하늘의 별은
모두를 잠들게 한다
여명에 떠오른 태양 피할 길이 없다
그 민망함을 면박을 세워
자식이 소리 지런다
아픔이다
부권이 무너져 내리고
교권 또한 무너진다
망나니 칼잡이
꼭 하루살이 춤이다
태양의 분노는
이렇게 시작된다
~~~~~~~~~~~~~~~~~
여름날 밤에 / 손정모(13036)
침대 그거 없어도 좋았다
맨 땅에 코박고 하늘 보아도
별은 삼삼히 빛났다
배 깔고도 명필 소리 듣는
낭낭한 글귀 문 밖을 달려나가
시오리 한 달음 연서를 날리고
별이 떨어지든 그 밤
청춘은 그 밤에도
별을 헤다가 말다가 쉬었다
침대 그거 없이는 재미가 없다
맨 땅에 코박고 천을 헤어도
하룻밤 유성 꼬리를 물고
취한 눈 바라보니 밤이 깊었다
침대 그거 없어도 살 것 같다
~~~~~~~~~~~~~~~~~
신용비어천가 / 손정모(14049)
나는 왜 비를 기다리는 것일까
비를 타고 승천하면 용이 된다는 전설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
나는 그 전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미련한 자가 비를 기다린다고
아니야 아니야 미련하지 않아
누가 복도에서
늑대처럼 꺼억 그런는데
참고 견디는 사람들이
눈이 희둥그레졌다
울지마라 나도 울고싶다
미치지 마라 나도 미치고 싶다
참다보면
비 오는 날도 기다려진다
이무기들의 몸부림 저 처절함
빗속을 뒹굴고 싶다
펴거닥 엎어져 빗속에 뒹군다
그러지마라
누군들 울고 싶을 때가 없으라
누군들 하늘에 올라가
소리치고 싶지 않으라
땅 바닥을 기어가는 미물들의 행진
그들도 하늘을 날아 갈 것이다
이른 새벽
아무도 몰래 살짝 오는 비를 타고
우우우
저 해가 뜨기 전에 하늘을 날고 싶다
~~~~~~~~~~~~~~~~~
소금을 확 뿌려라 / 손정모 (14050)
더 이상 부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짠 소금을 아주 많이 뿌려야 한다
성한 곳 찾기가 눈을 닦아도 없다
재도 아주 많이 뿌려야 한다
더 이상 상하지 않게 큰 절을 하자
내도 못 먹는데 넌들 먹을 수 없다
퉤퉤퉤 미친 세상들 성한 게 없다
이 나이 저 나이에 배신당했다
차떼기가 뭐야 이름 바꿔 부활했다
누가 누굴 위해 뭘 한다고
꽁치로 과메기 만들면 세금 없어
더럽게 꼬였어 치부도 모르면서
뭘 어찌해보겠다고 하는 것도
누가 누굴 위해 뭘 어찌 해본다고
니도 속고 내도 속았다
누군들 속고만 살 수 있는가
반복된 그런 일상과 이웃 잔치들
난 그들만 보면 배가 아파
소금 확 뿌려라 재도 팍 뿌려라
비 오는 날 구린 먼지를 다 털고
이 밥에 썩은 고기 탄다 다 탄다
~~~~~~~~~~~~~~~~~
또 누군가 앞서 / 손정모(17018)
한 발짝 뒤에서
누군가 나를 보고 있지
차가 떠난 뒤
그 쓸쓸함이란
이유 있는 반항이
세월 뒤에 숨은
이유 없는 반항이 있지
촛불의 뒷모습
불 꺼진 뒤 오는
이상한 날의 반항
도덕과 윤리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흥분 속에는 반항이 있다
한걸음 뒤
또 한걸음 뒤에서
난 또 누군가를 보고 있다
보고 있음이
내가 아니고
너도 아니고
하늘가는 구름
한번쯤 비가 내리고
소리 없는 반항
처절하게
그러고 싶을 때
문득 떠나고 싶다
실수란 그런 거라고
뒤돌아보면
촛불의 그림자
향불 하나 타고 있지
~~~~~~~~~~~~~~~~~
바람개비 / 손정모 (15016)
농자의 마음으로
바람개비를 꽂다
하늘을 우러러
꽃을 피우고
비오고 바람 불어도
필부가 어이 세상을 돌리라
해충도 다 먹이다
약도 치지 말고 죽이지 말라
난들 사람살기가 그리 편치 않아
무엇이 땅 밑에서 하늘위에서
꾸물거리듯 내달려 와도
농자는 세상의 근본
무어 세상 바꿀 힘이야 있었겠니
바람이 불겠거니
비라도 내리겠지
하늘이야 땅이야
놀랍지도 않은 일
꽃 필 때는 꿈도 많았지
꽃 질 때는 말도 많았지
꽃 필 때는 무지갯빛 사랑이 웃고
꽃 질 때는 목이 메여 울어오고
속삭임이 피어날 때 그 그리움
여울져 오는 노랫소리도 아득하여
나아 돌아갈 길 없어
이것이 행복이겠거니
바람이라도 불어
저 바람개비라도 돌려준다면
그것이 하늘나라 봄바람
내 여인의 치맛바람에 전해오는
저바다건너
땅(광)속의 소식 기쁨이겠거니
내 어이 세상을 돌리라
바람 불어
하염없이 돌아가는 바람개비
돌고 돌아도
나 여기서 잊어 우는 소리
다시 만나보면 어떨까
~~~~~~~~~~~~~~~~~
내 생의 사직서 / 손정모
내 생의 사직은 얽혀있음을 푸는 것이다
살다보니 이곳저곳 꼬임도 많아 뒤틀린 곳
약방의 감초처럼 처방약의 길에 꽃을 심었다
친족도 보살피지 못한
친구도 돌아보지 못한
아내도 사랑하지 못한
부모도 자식도 부자격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내 생애 사직서는 꽃 한송이 피우는 것
친족의 자격 없음으로 꽃씨를 보냅니다
친구를 돌아보지 못했음으로
눈꽃의 방울을 울립니다
부부지정 부자지정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한 자격을 심사합니다
끈을 놓을 수 없는
연민과 절망 그곳에도
꽃 한송이를 보낼까 합니다
받아줄까요 두 팔 벌려 받아줄까요
사랑하는 이 들이여
꽃 한송이 피워주실꺼죠
그 정성 하늘에 닿을 때까지
깊고도 높게 우러러
이쁘게 피워주실꺼죠
가슴에는 눈꽃의 씨앗을 품고
날마다 연민에 떠는 실낱같은
내 생애 사직서를 오늘도 애타게 피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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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속의 그대 / 이재복
어찌 아셨나요.
그대가 보고픈 날이면
바람에 묻어가는 내 맘인 것을
어찌 보았나요.
그대의 걸음이 옮겨지는 여백에
비망으로 남고픈 그리움인 걸요
머물고픈 고요의 숨 자락에
어둠 내려 그림자 지워질 지라도
그대의 망막에 얹힌 작은 별빛이면
외롭지 않은 걸요
알아요!
그대가 항상
바람 속의 꽃이란 것을
여민 옷깃 사이 환한 미소가 눈부신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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