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이스 뮤직뷰 발라드/손정모(17026)
꿈을 꾸었지
함박눈이 수북히 내리는 날
창밖의 바다를 보았지
쿵짝쿵짝 쿵짝짝 쿵짝
음악소리에 창문을 열어보니
띵! 디디디디이, 띵! 다다다다아
세상에나
수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보고
커피 한잔씩 마시고 있었지
사는게 그렇더라고
고향들길에도 눈이 내렸지
오랜만에 부모님곁에
누워보고 싶었지
쿵짝쿵짝 쿵짝짝 쿵짝
우와, 돈이 내리내
수북히 쌓이는 돈
돈밭에 누워 꿈을 꾸었지
띵! 다다다다아, 띵! 디디디디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맛을 모르고
눈꽃 향기도 모르면서
개발을 했었지
저 높은 곳을 향한
디링디링디리링, 디디디디링
우째, 차용증이 눈빨로 날리는
길가에 나와 앉은 도둑의 씨앗들
갑짜기
눈의 향기와 돈의 향기가
회오리로 쏫구쳐 오르더니
비가되어 내리더군
흠뻑 젖었지
한잔술에 흥얼거림
띵! 디디디디이, 띵! 다다다다아
흙내음 진한
새하얀 눈 맛을 보았지
오랜만이야! 잘 있었어!
잠깐만, 또 뭐하는거야!
긴장하지 말고 시험이나 잘봐
그렇더라고 살아보니까
아ce, 돈도 간을 보고
사람도 욕을 보고 니는 뭔데
말이 날아다니뇨
그렇재 사람도 비행을 하더라고
하늘 높은 꿈을 꾸면서
사랑도 한 때라고 애간장 태우고
잘 해 보라고
행복한 꿈이나 밤새워 꾸시라고...
디링디링디리링, 디디디디링
아ce, 돈도 간을 보고
사람도 욕을 보고 니는 뭔데
거참!
하늘에는 눈도 곱게 내리네!
2017년11월26일
바람의 향기를 노래함
담배향기가 땡기는 고옥한 밤ss.
https://youtu.be/xeaowvA2e78
https://youtu.be/ZKIOE5elmZI
https://youtu.be/c-KLFxExDE8
https://youtu.be/fK-uDuohuNs
https://youtu.be/vjspoZ8RWQM
https://youtu.be/7i8zLFh38Co
https://youtu.be/saC7AyalPmc
https://youtu.be/EDFru3HPJ00
..........................
조심스런 시간에게 / 손정모(17025)
조심스런 시간이 흘러간다
숨죽이고 기다리는 결과를 향해
오랜시간을 다듬고 살퍼온 얼굴
수많은 변수를 넘어 와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조심스런 시간
숨죽인 시간
남몰래 얼마나 많은 별들의 이름을
하나 둘 셀 수도 없이 보고 또 보고
부르고 불러 보아도 기억할 수 없는
대답들 그대들 꿈을 꾸었나
누군가의 별은 울고
누군가의 꿈은 웃는다
온 힘을 다해 마지막 별의 이름을
불러서 기억하라
오늘의 이 숨죽인 시간을
조심스럽게 악수하라
그리고 고맙다고 전하라
(임용고시를 앞두고)
2017.11.10.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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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루베리의 가을과 모과의 가을
곱게 물들은 단풍 붉다 예쁘다
바람의 맛이 어떠하길레
너는 이리도 붉게 빛이 나느냐
내 눈빛이 너에게로 가 안고 있구나
그래 한겨울 잘 견더보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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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넘기며 / 손정모(13044)
고요한 마음에 바람소리 사나워
돌아서 눈감으면 바다저쪽 파도가 온다
고이 잠재운 실타래를 만지작거리며
심장에 꽂는 바늘귀에 핏빛 입술
푸른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본다
올해도 첫눈은 하얗게 내리겠지
모진겨울을 이고 가는 한철 바람 따라
노란 은행잎 파도에 밀리어 모래톱에 앉다
철지난 바다는 파도마저 높다
평범하게 주어진 하늘은 늘 시샘을 한다
고요한 마음에도 큰 파도가 소리친다
철따라 바람소리도 시대를 읇고 간다
저 언덕 너는 무엇으로 넘어가리
실타래 사리며 바늘귀속으로 든다
잠잠히 배면 밖으로 포만의 배를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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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띄우는 편지 / 손정모(13045)
또다시 12월이 왔군요
한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지나온 사계를 생각합니다
주어진 시간을 사랑하며
새싹 틔우며 꽃 피웠지요
얼마나 아름답고 고왔든지
땀 흘려 살아온 당신
해마다 이때면 늘 미안하다오
세파에 눈물겨운 여정을 잊고
속일 수 없는 연륜을 위로하며
잔을 들라 감사와 축복의 잔을
더 높은 어울림과 마주한 눈빛
맞잡고 가자 손잡고 가자
뒤돌아 긴 날 저어 긴 날들
함께한 여로여 길이 빛나라
함께한 여로여 길이 빛나라
비록 (2013년)깃대는 쓰러져
무성의 손짓 보이더라도
돌아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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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빨기 / 손정모
일이년 손가락 빨았습니다
모질지 못한 신사배입니다
늙은 고기는 질기다하더니
주름 잡힌걸 보니 그렇지요
손가락 빨기와 할미젖 빨기
닮은것 같은 나잇살 소리들
십이월 표 떨거지 헛튼바램
뭔사람 입살에 귓속이 달다
촛불에 녹아든 어린 소고기
갈빗뼈 사이에 얽힌 노래들
밤 이슬 깊어가는 달빛소리
구름에 갖힌 되내임 못빨기
오늘이 내일 저같지 않기를
판박이 발가락 빨지 않기를
깊은 시름으로 방사 않기를
호빵 속살은 못 잊었습니다
새날에 오는 봄 내게오기를
이른 새벽 온기를 가져오고
저작거리 꽃향기 날로 불고
하얀눈 빛나는 밤이 됩니다
누군가 빨기를 못박고 있는
참혹한 양심에 심장은 굳고
연한 속살에 아련한 질감들
내아이 밤에는 빈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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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행 (13043)
홀로 걷는 밤길에는 별빛 향기가 난다
꽃이 피어도 밤길에는 웃음이 난다
터벅거리는 소리를 따라 가까이도 멀리도
별빛 향기가 난다
꽃이 피어도
철새는 날아가고
그 길에는
마침
한 사람이 지나간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진한 어둠의 겨울
너희는 모두 잊어버린 날을 위한 그림자
오늘 하루도 별빛에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저 깊은 곳에서
저 머언 곳에서
소리쳐 불려보는 밤길에는 조용한 목메임
헤메다 돌아온 그 자리는 밤의 향기가 난다
꽃이 지면 한 문을 닫고
철새가 날아가면 뒷문마저 닫고
별빛이 다아 흐를 때까지
별빛 향기에 젖어
꽃이 피어도 밤길에는 웃음이 난다
그 길에는 철새만 왔다가 간다
여명, 새벽이다
찬란함을 위하여 밤은 이토록 길다
..................................
눈물의 꽃 / 손정모
빰을 타고 흐르는
목젖 울대를 타고
가슴 코 멍멍한
열애에 찬 눈망울
사랑은 눈물로 피는 꽃
저마다 간직한 외로움
눈물로 피는 눈 꽃에는
하늘같은 자식을 담았다
눈물의 꽃으로 키운
기다림을 두고서도
돌리지 못하는 시간
보고싶다 보고싶구나
흐르는 눈물 꽃이 되어
펄펄 내리는 꽃이 되어
가슴을 태우고 적시는
울대 하얀 꽃이 되었다
오늘은 꽂이 피는 날
하얀 눈물에 피맺힌 날
그 이름 부르고 불려도
눈물밖에는 줄 것이 없네
포성이 울리는 그 때에
하늘도 땅도 어머니 만큼
가슴 철렁 거릴 때에
꼬옥 않아 불렸설 이름
꽃이 되었나
해마다 한번 피는 꽃은
눈물의 향기로 흐르는 것
하얀 꽃으로 서럽네
..............................
가을별이(別離) / 손정모 (14073)
가을이 간다는 것은 기쁜일이다
가만히 들어다보면 슬프다
가을이 내게 인생을 얘기해주기에
내가 답해 주기를
너는 떠나도
나는 남았어 나는 남았어
겨울을 맞으리...
가을이 간다는 것은 슬픈일이다
가만히 들어다보면 기쁘다
내가 이렇게 살아있으니
떠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겨울이 오고
그 겨울이 가고 나면
봄이 온다는 것을 알기에
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도
내게 있어 행복한 일이다
가을은 떠나도
나는 남아 나는 남아
또 다른 기쁨을 얘기하리라
가을이 간다는 것은 기쁜 일 많은 아니다
내가 이 나이에 또 철들어 감이
더 슬픈 일인가도 모른다
가을이라는 게
이렇게 눈물을 이야기할 줄은
나는 몰랐네 나는 몰랐네
(그 끝없는 생의 노래를...
그 끝없는 생의 노래를...)
2014년11월22일 밤에ss
..........................
눈물도 인연 / 손정모(13042)
혼자라는 것은 외로운거다
외롭지 않으려고 하늘을 보지
세찬 바람이 더 웅크리고
낙엽이 확 딍구는 거리에서
왜 이러는지 몰라
화장실에만 오면 눈물이 나는지
근사하게 낙엽송을 붙들고
하소연 하고픈 눈물도 있는데
남자는 흘리지 말아야 할것이
눈물만이 아니라고 가까이 오라고
배설 만큼이나
내 눈물을 쏟아내고
아무렇지 않게
낙엽지는 거리를 나선다
겨울 바람이 철썩하고 지난다
밥값은 한건가
거울있는 모습을 보고싶다
내 모습이 몹씨도 그립다
....................................
겨울 바다 / 손정모
내가 이렇게 살아 있음이라
모질게 부는 바람도 있음이라
해류에 밀리는 파도도 있음은
내가 다하지 못한 아쉬움도
저 겨울바다도 떠나고 있음이라
겨울바다 초상난 집의 문상
갈매기 인도하는 저 기상은
오늘 다하지 못한 편지 쓰고
차마 부끄러운 치마를 펼쳐
하늘을 부르고 바다에 눕다
심연 저 깊은 고래의 기적소리
너는 다 히비고 들추어 파는 것
늙고 병들고 감추었든 고래의 피
어디서 무얼하고 어떻게 살았나
하늘 푸르고 바다는 깊은데
가을은 가고 겨울은 오는데
바다도 갈매기도 고래도
저소리 하늘 가는 열차에
목메여 이별하는 내 청춘이여
왔다가 가는 것도 별빛이 흐르네
http://www.youtube.com/embed/rRbyZ3eD-9M
http://www.youtube.com/embed/53VZxfxYY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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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타는 나이에 / 손정모
가을하늘 저멀리 노을 물들고
기러기 춤추며 노래하는데
친구야 너는 어디에 숨었느냐
가을바람 스산하니 돌아오게
노래도 세월가니 익었는데
한잔술도 고와서 죽는구나
친구야 시월바람을 받게나
붉게 타는 황혼녁 갈잎소리
떠나는 자마다 메아리 울려
타는 저녁마저 달빛에 울어
가을타는 나이에 술도 익어
친구야 너는 황혼에 떠나네
가을하늘 노을은 때깔도 곱네
기러기 날으는 저하늘 어디에
그대 부르는 소리도 붉게 타네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어떻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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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의 돌 / 손정모
(가면은 모습을 가리는 것이다
위선은 마음이 안밖이 다르다)
별이 빛나고 색감을 낼때
신성의 탄생을 유도하는 것
마치 세상의 추함을 감춘체
현란한 조명의 화려함은
죽은 돌에게도 영혼 있음을
낮장불입으로 옴메는 술이다
술취한자의 영혼도 취기있다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때면
신성의 눈물은 천지를 울린다
사자후도 비굴함도 순간이다
지나고 보면 하잘것 없는 평범
그 평범의 기술에는 눈물이 있다
울지 않는 별은 섞은 돌이다
돌지 않는 별은 영혼이 없다
위선의 욕망은 시대를 판다
슬프다
이 가을이 한잔 술에
더 슬프다
붉게 타는 눈물이다
장렬히 산화한 전사여 미안하다
한나라에 짐승보다 못한 격을
우찌 그대에게 승리의 기쁨을 말하라
몸 보신도 못한 그대에게
네에 몸 보신의 기회를 배웠나니
넘 탓하지 마라
이세상은 승자만이 썩은 소리를 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풍진 세상에 떠도는 욕
한숨진 영혼만이 갈무리하는
빛나는 별
저 찬란한 소리 그 울음
하늘을 난다
유구의 역사
저 빛나는 위선의 돌이다
(돌에 새기는 내 노래 내 이름
썩은 돌에도 눈물이 난다
한줌 휘날리는 화장한 영혼이여
새 옷을 입어다오)
...............................
밤에 우는 버꾸기 / 손정모
요즘 버꾸기 울음이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버꾹 벅버꾹하고 운다
뭐 할라고 우는지
들판에도 종달새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사방팔방으로
요란하게 뉴스를 전한다
버꾸기하고
노고지리가 잦아들 때
또 소근거린다
저것들 뭐라케삿뇨
마아 알이나 잘 까라
알 품는 것도 쉽지 않데이
새끼들 낳아봐라
얼마나 바쁜데이
저것들이 절로 커겠나
버꾸기가 뭐 아뇨
알 만 낳고 키워봤노
종다리가 헐 났제
지 새끼 챙긴다 아이가
웟다 그걸 어떻게 흔들고 다닌데냐
남사스럽게 니는 손 가리고
다 봤아지리
와구 알이 수정란인지
무정란인지 그걸 어케 아뇨
무작시리 품고 졸고 있네
열흘이면 나올라나
몇 년이면 나올라나
나온다는 보장도 없는 알 까는 일이
석달 열흘이 지나도 소식이 없네
이리 굴리고
저리 굴러도
살았을 것이여
암만 죽을 짓을 하겠어
죽은 것 보다야 살은 것이 났제
쳐진 것 보다야 선 것이 났제
아이고 내새끼 죽이고
남 새끼 키웠네
버꾹 버벅꾹 버꾹기가 좋아서 운다
노고지리가 하늘높이 올라
노고노고지리지리 방정맞게도 운다
뭐 할라고 저리 울어 샀노
와그라노 알 깔라고 울지
그냥 울겠나
당체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다카이
조놈무 씨끼 불알을 까든지 해야지
웟다 불알만 까모 되것는감
고양이 새끼 못 봤는감
그러거여 그런갑다 하고 자여
동창이 밝을 때까지
그냥 잠이나 자여
...........................
가을비 소리에 / 손정모
얼마나 좋으면
가을 색동옷 갈아 입어시고
바람에 뒹굴며 춤추는 소리
어쩜 곱게도 눈물진 이별
가을비 내리는 시월의 밤
가슴앓이도
다아 묻어둔체
떠나는 기쁨
저리도 좋을까
말 없는 밤에 흐르는 소리
산자의 눈물이 메아리쳐 오고
나는 언제
색동옷 입고
마음 편히 뒹굴어 볼까
고향으로 가는 배
http://www.youtube.com/embed/jufpupkEWjk
http://www.youtube.com/embed/wEcEjNsn1Io
...............................
가을 타는 도시 / 손정모 (13041)
춤을 춥니다
색색이 아롱진
불빛이 흐릅니다
지난 것은 잊어야 한다고
낙엽 되어 흩날리는
어둠 속으로
춤을 춥니다
남몰래
남몰래
잊어야 한다고
가을
저 만큼 손짓하는데
불빛에 아롱진
추억 같은 열정이
흐르는 것이
스멀스멀
춤을 춥니다
가을 타는 도시에서
이별을 아쉬워하며
춤을 춥니다
뜨겁게 뜨겁게
훨훨 타는데
추워요
이 가을이 속삭입니다
http://youtu.be/0aycHh35IMI
.................................
놓아보니 / 손정모(15024)
빈손으로 찾은 고향산마루
어린 산 까치 때가 놀고
무엇이 그리 반가운지
이리 날고 저리 날면서
푸른 하늘과 가을
이산 저산 산비둘기 때와 노닐었다
어찌 왔느냐고 물어 시는 것 같아
나는 이미 산이 되었다고 하신다
자연을 거슬리는 마음 한 쪽의 싸한
때 늦은 벌초를 하면서
저도 이제야 놓았습니다
어린고향이 이미 늙은 고향이라
산이 산인들 잡초만 무성
길 잃은 사람도
길을 찾는 사람도
어디서 무얼하든 몸만 성하다면
다시 못 볼 그리움 한 잔
다아 놓아보니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젊음
그리도 애타도록 보고파 하지 않아도
길이길이 아닌 들판에서도
잡초에 묻힌 내 생애의 필적
산이 되어도
다시는 아파하지 않으리
나는 본디 잘나지도 않았으며
빈손으로 돌아 본 내 고향
이미 저문 빈손이었든 것을...
2014년10월26일 ss.
.....................................
가을산에서 / 손정모
가을이 오라 합니다
바다로 가고 싶은데
여름 바다는 떠나고
가을은
산으로 왔습니다
달리고 싶은 욕망을
타는 가슴으로
저만큼 어디에 선가
손짓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바다가 보고 싶은데
가만이 눈을 감고
귀 기울이고 듣는 소리
가을이 타는 바다는
햇빛에 놀고 있습니다
배 부른 가을의 노래
가을 산에서
손짓하고 있습니다
............................
나 목 / 신 경 림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밴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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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내게로 왔을때 / 김 재 진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말없는 나무로 있고 싶었다
길위에 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해님은 또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빛고운 열매. 등처럼 걸어둔 채
속으로 가만가만 무르익고 싶었다
다시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누구냐고 넌지시 물어보며
감춰둔 그늘 드려 네 안으로
소리 없이 그윽하게 스며들고 싶었다
그만 사랑이 내게서 떠날때
닫혔던 속 그제야 열어뵈며
나네 뒤에 오랫동안 서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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