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보라고 / 손정모(17024)
여보게 친구
요즘 유행어가 뭔지 아나
내가 말하면 진실이고
니가 말하면 거짓이고
말 안하면 바보 천금이야
돌이 금이 되는 세월
금이 돌이 되는 정년
진실 게임이라 하지
여보게 친구
선의의 거짓말이 약이 되고
악의의 진실이 똥이 되는
그런 말의 값어치를 셈하고
선의라는 가치와 악의의 가치
진실의 가치와 거짓의 가치
사익과 공익 없이 맨입으로
말은 장난같지 뒹굴고 가지
여보게 친구
믿을게 없는데 진실이라고
진실이 없다고 거짓이라고
사랑타령으로 그러더라고
헤어지면 악해지는 게 인심
인심이 못나보면 병신되고
잊을만 하면 뒤집어 보는 거야
옛 사진이 오늘보고 말해보래
여보게 친구
요즘 그렇게 폭탄을 돌려
모든게 엉터리로 폼 잡았어
십원으로 거짓말을 해 싸다고
그러 진실은 돈이 안돼 알지
비싼 말은 거짓이야 더 무서운 건
돈없이 하는 말 봉이 김선달
제비 다리 함 뿌질러 봐
친구 육갑은 그런 거라고
나라돈이 쌈지돈 육갑으로도 타고
씨씨1999세단을 아무나 못 타는데
여보게 친구
내가 말하면 거짓이고
니가 말하면 진실일 때
나는 돌이되고 니는 게임의 승리자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지
2017년10월12일ss.
(20년 이상 도를 닦아도
미물은 미물, 사람은 사람
구렁이가 용이 되지 않는다
용처럼 까불어 보는 거지
그래도 그렇지
그 세월이 얼만데
십 원의 가치도 안 돼
그 30년을 약을 팔고도 비려먹어
서당개도 라면을 끓인다는 데
겨우 십 원에 영혼을 팔어
그런 세상인거야
이세상이 그런 세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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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소리에 / 손정모
얼마나 좋으면
가을 색동옷 갈아 입어시고
바람에 뒹굴며 춤추는 소리
어쩜 곱게도 눈물진 이별
가을비 내리는 시월의 밤
가슴앓이도
다아 묻어둔 체
떠나는 기쁨
저리도 좋을까
말 없는 밤에 흐르는 소리
산자의 눈물이 메아리쳐 오고
나는 언제
색동옷 입고
마음 편히 뒹굴어 볼까
고향으로 가는 배
http://www.youtube.com/embed/jufpupkEW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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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embed/wEcEjNsn1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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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건너서 / 헤르만 헷세
하늘을 건너서 구름은 가고
들을 건너서 바람은 간다.
들을 건너서 가는 길손은
내 어머니의 유랑의 아들.
거리 위를 나뭇잎으로 날려가고
나뭇가지 위에서 새는 지저귄다.
저 산 너머 어디엔가
머언 고향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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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네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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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내게로 왔을때 / 김재진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말없는 나무로 있고 싶었다
길 위에 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해님은 또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빛 고운 열매 등처럼 걸어둔 채
속으로 가만가만 무르익고 싶었다
다시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누구냐고 넌지시 물어보며
감춰둔 그늘 드려 네 안으로
소리 없이 그윽하게 스며들고 싶었다
그만 사랑이 내게서 떠날 때
닫혔던 속 그제야 열어보며
나 네 뒤에 오랫동안 서 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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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흐르다가 / 박소향
물처럼 흐르다가 만나자
지나간 세월 뒤에 나는 남고
기억은 또 남아
우리 떠나도 마음 지켜주네
서쪽 하늘 노을이 다 할 때
그 때 헤어짐도
붉은 해 따라 어제로 넘기우리니
지나간 것은 생각지 말자
없어지고 사라지는 날들 속에
우리 또 남으리니...
비 젖어 크는 나무처럼
가지도 주고
열매도 주고
더 이상 줄 것이 없을 때
마음 편한 행복을
서로 나눠 줄 수 있을 것이니
아직
줄 것이 남아 있는 동안은
행복해 하자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는
물이 되어 흐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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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들이 떠났다 / 채린
지하주차장에 날아든 그 녀석
그것은 유인된 갇힘도 길 잃음도 아니었다
훨훨 자유롭게 비행하며
알찬 보금자리를 꾸미고 있었다
콕콕 시멘트를 하느라 부리가 아파도
물어다 입에 것을 넣어주는 부푼 꿈을 안고
히죽거리며 웃는 것이었다
그렇게 대공사가 끝나고
신접살림은 시작되었다
조용한 곳
아무도 닿지 않은 천장에
아담한 오두막을 집을 지어놓고
'우리는 황금 집이 아니라서
집을 빼앗기지 않아도 된다'
알쏭달쏭거리더니
거무잡스런 털북숭이들을 낳아
곤충들을 물어다 주고
비좁게 온 식구 정답게 밤을 지새우더니
어젯밤에 올려다본 텅 빈 집
아뿔싸
모두가 떠났다
그 녀석들이 떠나고 말았다
쑥갓 꽃처럼 멀 떼같이 노오란 사랑이
피어나기도 전에
미확인비행물체처럼
땅에는 흑백의 논리를 적어놓고
내 가슴에도
전쟁과 평화의 흔적만 가득 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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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하늘위에 마음을 눕히고...
백석은 어느날
기생 김영한을 보고 한눈에 반해버려
이백의 시에 나오는 "자야"라는 이름을
짓고 사랑 고백을 합니다
그러나 백석의 부모가 그들을 반대해
서둘러 결혼 시킵니다
첫날밤..
백석은 자야를 찾아가
만주로 도망가자고 제안을 합니다
자야는 백석의 앞날에
자신이 방해가 될까봐 거절하고
백석은 자야가 만주로
자신을 찾아오리라 확신하며
먼저 만주로 떠납니다.
만주에서 홀로 지내던 백석은
자야를 그리워하며
그 유명한 시
"나와 나타샤와 횐당나귀" 를 짓습니다.
오노요코를 위한 존레논의 창작,
페티보이드를 위한 에릭크랩튼의 창작.
사랑은 이렇게 세기의 작품들을
만들어 놓습니다
해방후 백석은 자야를 찾아
다시 함흥으로 오지만
자야는 서울로 떠나고
그들은 영원히 만날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맘니다
이후 백석은
쓸쓸히 자야를 그리워하며 홀로 살다가
1996년 북에서 사망하고
서울에서
백석을 그리워하며 살던 자야는
남한 3대요정중 하나인
대원각을 세워 엄청난 재력가로
성장 합니다
서울 성북동 삼각산 자락에
사찰 길상사가 있습니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 스님이 창건 하고
입적한 곳으로 잘 알려진 절이지요
제 3공화국 시절 요정으로 유명한
대원각 자리에 세워졌습니다
자야는 법정스님을 찾아가 대원각을
불도량으로 만들어 주길 부탁 했고
수번의 부탁에...
법정 스님은 1997년 길상사를
창건 하게 됩니다
무려 1천억을 호가 하던 대원각을
조건없이 시주하려는 자야에게
주위사람들이 만류하며,
아깝지도 않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대답 했다고 합니다
"천억이 그 사람 시 한줄 만도 못해"
자야가 말한 그 사람
그이가 바로 시인 백석입니다
나날이 온기를 더한
다정한 햇살이 창가에
풍경으로 서 있고
아마도
"그리움이란
이 계절에서 너를 찾는 일이다"
가슴으로 쓸어내리는 가을
눈부신 가을 입니다
비 내리는 숲
가을 숲을 시인은 노래한다
계절 어느 하나 곡절 없는 것이 있으랴
도시 익명의 고독과는 달리
시인의 노래는
절대적 고독, 울음의 분해 같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무엇이든 어느 한곳에 집중 할 때
그것이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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