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링이야기

현재의 아쉬움

intervia 2014. 11. 3. 17:07
      현재의 아쉬움 지난 날의 실루엣이다 아름다움은 현재보다 더 과거가 애뜻하다 무엇과 무엇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은 내게 소중한 것이 아니다 내 소중한 것을 줄 때는 내가 그대에게 한줌으로 닥아 가는 것이다 사랑은 나를 향한 최대의 예우이다 2014년11월3일ss -----------------------------------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나는 바닷가 모래위에 글씨를 쓰듯 말하지만 듣는 사람은 쇠 철판에 글씨를 새기듯 들을 때가 있다 역사가 시작된 이래, 칼이나 총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 맞아 죽은사람이 더 많다 나는 지나가는 말로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때가 있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 가 바로 그 뜻이다 들은 귀는 들은 것을 천년동안 기억하지만 말한 입은 사흘도 못가 말한 것을 잊어버리고 만다 좋은 말, 따뜻한 말, 고운 말 한마디 또한 누군가의 가슴에 씨앗처럼 떨어져 뜻밖의 시간에 위로와 용기로 싹이 날 것이다 모로코 속담에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은 깃털과 같이 가벼워서 한번 내뱉으면 주워담기 힘들다는 탈무드의 교훈도 생각납니다 칭찬은 작은 배려이고 작은 정성이고 씨앗이며 작은 불꽃입니다 처음에는 작게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크게 자랍니다 칭찬 하려는 순간 우리의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내가 한 칭찬 한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 씨앗이 되어 어떻게 크게 자랄지 아무도 모릅니다 좋은글 중에서 ----------------------------------- 겨울새는 밖으로 울지 않는다 / 미상 푸른 잎 지워 부풀린 살점 뚝뚝 떼어내 찬바람에 나뭇가지 눈을 감고 수액 빠져나간 하얀 나뭇가지 위에 죽을 수 없는 목숨으로 살을 에는 바람에 깃털을 부풀고 긴 한숨으로 잔뜩 웅크린 등 뒤로 하얀 눈발이 스친다 배고픔에 무서움을 느끼고 겨울새 가슴 안으로 노래하지만 그것이 노래인지 슬픔인지 모른 채 울부짖는 눈빛이 서글프다 얼어붙은 은빛 날개에 겨울새 초점없는 눈만 깜빡이며 가슴으로 멍울진 핏빛 울음을 토하고 나뭇가지 흔들고 겨울을 난다 겨울새는 속울음으로 울고 겨울새는 밖으로 울지 않는다 -------------------------------- 하루만의 위안 / 조병화 잊어버려야만 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줄기 속에 나는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눈을 감으면 나와 가까운 어느 자리에 싸리꽃이 마구 핀 잔디밭이 있어 잔디밭에 누워 마지막 하늘을 바라보는 내 그 날이 온다 그 날이 있어 나는 살고 그 날을 위하여 바쳐온 내 소리를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 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없이 헤어진 지금은 그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 사랑, 그 천개의 무색 그리움 / 양애희 아 ! 이슬되어, 바람되어 마음 하나 심장 깊숙히 심어 허구 헌 날, 온통 그리움뿐 휘젓고 돌아치고 달궈지고 몰아세우는 너는 누구더냐 잊고 살자 다짐해도 혼절의 무게로 다가와 버릇처럼 세포마다 문신 새기고 내 안에 오직 너로만 퐁퐁 샘솟게 하는 너는 대체 누구더냐 눈멀어 귀 멀어 붉은 꽃물 모두 모아 옴팡지게도 스미게 하는 너 사랑하고도 외롬을 질끈 동여맨 사랑, 그 천개의 무색 그리움 무딘 침묵의 어깨를 넘어 담장의 넝쿨 장미, 오지게도 달게 피듯 사랑, 그 천개의 그리움 붉은빛으로 가슴팍에 빙빙 허구 헌 날, 나를 놓아주질 않는구나...... ------------------------------------ 천재와 싸워 이기는 방법 / 이현세 인생을 ​살다 보면 꼭 한번쯤은 재수가 좋든 나쁘든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의 우리들은 이런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이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는 상관없는 직업을 가지고 평생 못 가본 길에 대해서 동경하며 산다. 이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추월할 수 없는 천재를 만난다는 것은 끔찍하고 잔인한 일이다. 어릴 때 동네에서 그림에 대한 신동이 되고, 학교에서 만화에 대한 재능을 인정받아 만화계에 입문해 동료들은 만났을 때, 나의 재능은 도토리 키 재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중 두어 명의 천재를 만났다. 나는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매일 매일 날밤을 새우다시피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내 작업실은 이층 다락방이었으며 매일 두부장수 아저씨의 종소리가 들리면 남들이 잠자는 시간만큼 나는 더 살았다는 만족감으로 그제서야 쌓여있는 원고지를 안고 잠들곤 했었다. 그러나 그 친구는 한 달 내내 술만 마시고 있다가도 며칠 휘갈겨서 가지고 오는 원고로 내 원고를 휴지로 만들어 버렸다. 나는 타고난 재능에 대해 원망도 해보고 이를 악물고 그 친구와 경쟁도 해봤지만 시간이 갈수록 내 상처만 커져갔다. 만화에 대한 흥미가 없어지고,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내게도 주눅이 들고 상처 입은 마음으로 현실과 타협해서 사회로 나가야 될 시간이 왔다. 그러나 나는 만화에 미쳐 있었다. 새 학기가 열리면 이 천재들과 싸워서 이기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꼭 강의한다. 그것은 천재들과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를 입을 필요가 없어진다.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천재들은 항상 먼저 가기 마련이고, 먼저 가서 뒤 돌아보면 세상살이가 시시한 법이고, 그리고 어느 날 신의 벽을 만나 버린다. 인간이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신의 벽을 만나면 천재는 좌절하고 방황하고 스스로를 파괴한다. 그리고 종내는 할 일을 잃고 멈춰서 버린다. 이처럼 천재를 먼저 보내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것은 긴긴 세월에 걸쳐서 하는 장거리 승부이지 절대로 단거리 승부가 아니다. 만화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매일 매일 스케치북을 들고 10장의 크로키를 하면 된다. 1년이면 3500장을 그리게 되고, 10년이면 3만 5000장의 포즈를 잡게 된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패션과 풍경이 있다. 한마디로 이 세상에서 그려보지 않은 것은 거의 없는 것이다. 거기에다 좋은 글도 쓰고 싶다면, 매일 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된다. 가장 정직하게 내면의 세계를 파고 들어가는 설득력과 온갖 상상의 아이디어와 줄거리를 갖게 된다. 자신만이 경험한 가장 진솔한 이야기는 모두에게 감동을 준다.​ 만화가 이두호 선생은 항상 "만화는 엉덩이로 그린다"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한다. 이 말은 언제나 내게 감동을 준다. 평생을 작가로서 생활하려면 지치지 않는 집중력과 지구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끔 지구력 있는 천재도 있다. 그런 천재는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축복이고 보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런 천재들은 너무나 많은 즐거움과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우리들의 갈 길을 제시해 준다. 나는 그런 천재들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만 해도 가슴 벅차게 행복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저 잠들기 전에 한 장의 그림만 더 그리면 된다. 해지기 전에 딱 한 걸음만 더 걷다 보면 어느 날 내 자신이 바라던 모습과 만나게 될 것이다. -------------------------------------

'티링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정운교수 엑기스만 골랐습니다  (0) 2015.01.23
曠 野 / 이육사 내 작은 시집.  (0) 2014.11.17
가을 놀고있네...  (0) 2014.10.09
살아간다는 것은.....   (0) 2014.10.02
아름다운 세상  (0) 201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