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4061) 돌아서 가는 길 / 손정모

intervia 2014. 8. 14. 19:45
Gary Stroutsos - Serenade

개장례식

      돌아서 가는 길/손정모(14061) 오늘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네 그대 저 소리 들리는가 여름도 다아 지났네 아쉬운듯 비는 내리고 빗소리 때문만은 아닐꺼야 낮선 거리를 헤메이는 이 느낌 소리내어 흐르는 강 오늘 그 강을 마주하고 뒹구는 낙엽 사이로 가고 없는 사람들의 노래가 내 가슴을 흔들고 그대가 부르는 노래 소리는 언제나 슬픈 빗소리 같이 남아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나룻배 오늘 빈 배로 돌아서 가네 2014년8월14일ss ------------------------------------ 여행과 방황 인생은 여행입니다. 여행을 하는 사람은 설렘을 가진 행복한 사람입니다. 세상에는 여행하는 사람이 적고 방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여행하는 사람은 자신이 가는 목표를 정확하게 알고 있고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확하게 압니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방향을 잃어버리고 목표도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닙니다. 방황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내가 사람답게 사는 게 맞아? 우리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이라면 뭔가 달라야 할 텐데 그냥 태어나고 죽는 것이 인생이라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은 여행입니까? 아니면 방황 중에 있습니까? (일지 희망공원 중에서) ------------------------------------ 매미소리/ 임영조 감나무 가지 매미가 악쓰면 벚나무 그늘 매미도 악쓴다. 그 무슨 열 받을 일이 많은지 낮에도 울고 밤에도 운다. 조용히들 내 소리나 들어라 매음매음… 씨이이… 십팔십팔 저 데뷔작 한 편이 대표작일까 경으로 읽자니 날라리로 읽히고 노래로 음역하면 상스럽게 들린다. 『그대에게 가는 길』(천년의 시작, 2008) 휘파람새는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를 할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암컷은 수컷의 가창력도 살피지만 무엇보다 레퍼토리의 다양성에 더 점수를 준다. “호오, 호케꼬, 케꼬” 노래하며 간간히 바이브레이션을 넣기도 한다. 노래를 잘하는 수컷이 암컷의 선택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사랑의 고행은 매미도 마찬가지다.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라며 안도현 시인도 말했듯 말복 입추 다 지난 막바지 더위와 함께 매미 울음이 한껏 물이 올라 밤낮없이 줄기차다. 오랜 땅속 굼벵이 생활 끝에 지상에서의 한 달 남짓한 삶이니 암놈을 부르는 러브콜이 저토록 타는 목마름일 수밖에. 그래서 열 받을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스스로 열을 낸다고 해야 옳겠다. 만약 정말로 열 받은 매미가 있어 ‘씨이이...씹팔씹팔’ 한다면 아마도 구애 작업이 신통찮아서일 게다. 시인은 그 소리가 마치 데뷔작 한 편 달랑 대표작으로 내놓고 내내 우려먹는 시인의 경전처럼, 소품종 소량 생산으로 오랫동안 심각하게 남은 시인의 넋두리처럼 들렸던 것이다. 하지만 매미의 입장으로 관찰하면 날라리일 수가 없다. 우리 귀에는 같은 레퍼토리의 매미소리가 귀에서 공명하듯 들리지만 매미들이 들을 때는 그게 아닐 것이다. 세상천지 널려진 수많은 시들이 한 통속으로 그게 그것인양 귀에서 맴맴 대는 것같이 들려도 그들 시 속에는 각각의 세계와 노래가 담겨 있듯이 매미들에게는 저 소리가 결코 ‘날라리로 읽히’거나 ‘상스럽게 들리’지만은 않으리라. 사람에겐 저 소리가 80데시벨의 소음으로 들려 짜증나기도 하겠지만, 저들이 목청껏 뽑아내는 필사적인 노래에 대고 인간이 대놓고 시비를 걸거나 강제 추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권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