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 손정모 (14027)
허수아비는 황금들판속 하루 종일 바람에 맞서
세상을 호령하는 무서운 아비라 생각했습니다
되돌아보면 지지배배 참새소리도 정겹습니다
내 맘의 허수아비는 늘 술이 한 잔 있고
멍석 위 잡기놀이 화투도 윳놀이도
소란스러운 날이 점점이 닥아 온
빈 아비 못난 아비 이였습니다
그 만큼 아들도 딸도
잘 나 주기를
떵떵 거리며
주도를 알아주는 잡기에 서기를 바랬습니다
아비가 점점 밀리어 참새소리에 놀라고
슝슝한 밀집 모자는 바람에 날아가고
가슴이 다아 헤어지고 너들 너들 해진
초라한 모습으로 헹하니 말문을 닫았습니다
그 무서운 불호령도
시들은 꽃잎에 낙엽같이 가을봄에
겨울 찬 뼈마디가 늘어진 햇살보름에
꽃피는 봄은 왔건만 아비도 허수아비도
취기어린 노래 단 한 번을 못 부릅니다
2014년4월04일ss
|
'신작(Newl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4029) 흐르는 물처럼 / 손정모 (0) | 2014.04.09 |
|---|---|
| (14028) 피가소와 피가로 / 손정모 (0) | 2014.04.07 |
| (14026) 연분홍 흩날리는 봄날 / 손정모 (0) | 2014.04.03 |
| (14025) 봄날을 울어 보는 자 / 손정모 (0) | 2014.04.02 |
| (14024) 어차피 살아 갈 일이라면 / 손정모 (0) | 201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