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4010)가슴앓이

intervia 2014. 1. 22. 17:42
      가슴앓이 / 손정모(14010)



      밤 깊은 외로움 같은 것

      무엇인지 모르지만 붙잡고 싶었어요

      잊어질까봐 두려웠는지도 모릅니다

      학우들 이름을 훑어보다가

      한 명씩 이름을 써보니 웃는 모습

      밤 깊은 외로움을 삼켰습니다




      다들 떠나갔지만 내게 남은 이름은

      얼굴보다도 가슴 한 컨에 아린 이름

      내 이름이 없다는 것에 모질게

      망설어지는 안부 잘 들 살겠지요

      어디엔가 어떤 곳에서도 환한 모습

      그 이름 아롱집니다 아주 먼 별 같이




      내 이름이 이렇게 아리다는 것은

      꼭 밤이 깊은 것만은 아니 것 같습니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함께 웃지 못하는 것도

      학우들에게 미안한 것 같습니다

      되돌아 갈 수 없는 길 위에 부는 바람

      이 겨울 찬바람이 더 가슴 아립니다


      2014년1월22일

      강과 길을 위한 주례사 /수피아


      강변을 따라가고 있었어.
      풀과 나무 잎새의 계절을 읽으며
      그와 나란한 생을 가고 있었어.
      예고 없이 내리는 폭우를 잘 견디리라.
      수면은 깊게 빠르게 흘렀어 그럴 때마다
      흔들 흔들리는 신문, 경제면에 예민한
      우리가 타인의 불행을 돌보며 어루만지게 되는
      방천(防川)은 수해의 고비마다 상처를 가질 수 있었어.
      긴 둑에 허물어져 있는 뿌루퉁한 은혜들.
      그가 내 입술에 걸려 넘어져
      제기랄 돌부리, 거친 푸념을 했지만
      졸지에 엎어져 나와 달콤한 키스를 맛본다는 것.
      인생이 별건가? 나는 강을 따라가고 있었어.
      검은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를 언약했어.
      백 년의 폭염을 증명하려고 강은 가장 잔인하게 말라갔어.
      가능하다면 밑바닥까지 차지한 사랑을 보여주리라.
      자락자락 갈라져 피 한 방울까지 가물리라.
      구덩이에 묻히는 날까지 끝까지 걸어가다가
      밤하늘 환한 구덩이에 이르러 소원을 빌리라.
      우리 사랑 영원하기를…… 강변을 따라가고 있었어.
      저기 봐, 서걱이며 한 계절을 겪어내고
      몸 비벼대는 억새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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