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 비(哭婢) / 손정모 봄 비 (14035)
널 위해 울리라
아아아 울리라
애뜻한 꽃은 지고
녹음은 푸러 오는데
어른이 된다는 게
세상을 본다는 게
꽃은 지구나
아아아 울리라
널 위해 울리라
꽃다운 청춘은 가고
기약 없는 이별에
별빛이 내리는 구나
아아아 울리라
널 위해 울리라
가다가 소리 들리면
되돌아 와 다오
저 바다에 와다오
유등을 따라 울어다오
차마 발길 돌리지 못해도
널 위해 울리라
아아아 울리라
2014년4월25일ss
곡비(상가의 곡)는 봄비라고도 한다
죽음과 탄생의 울음소리
하늘이 울지 않으면
메마른 땅에는
새 생명의 씨앗이 탄생할 수 없다
널 위해 내가 울면
너도 날 위해 울어주지 않겠니
심리학적 정신학적으로도
감성이 메마르면 삶이 피폐하다고 한다
그래서 옛 부터 상가에는
곡이 끊이지 않게 아이고 아이고 하고
곡소리를 낸다
눈물이 비 오듯 흐르게 만드는 것이 임무다
이것이 곡비다
메마른 감성의 사람들이 여기에 울고
자기 설음에 울고
그렇게 울며 로서 속이 터이고
새 힘의 충전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곡비는 봄비 역할도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묻어 두었든 설음 한자락 잡고
울어야할 때 나도 사람으로 돌아와
한 번 울어 보시지요
수많은 불꽃이
얼마나 슬프게 내리든지
저 바다의 유등이 얼마나 울어주든지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해
어쩌면 좋으니
어쩌면 좋아
저 많은 장비
저 많은 사람들
침몰 후
우리는 단 한명도 구출하지 못했다
꽃이 지고
봄비가 이렇게 내리는데
저 앞 하늘가는 길(별천)에는
수많은 개구리가 봄비를 맞으며
개굴개굴개굴 울고 있는데
어쩜
우리는 개구리보다 못한 사람인지
아니면 청개구리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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