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기우는데 / 손정모 (14043)
아침 해가 떠서 어디로 가는지
먼 산 아래는 고요한 길이 뻗어있다
알 수 없는 시간은 멈추지 않고
이아침을 밀어 올려 중천에 다 달았다
해가 중천에 떠서 내려다보는 초원의 물길이
까마득한 절벽위에서 떨어지는 물새의 깃털
파아란 물감의 그림자로 짙어지는
시간의 깊이 있는
그 길이도 재어 보지도 못했다
삶에 지친 의자와 그 기억들을 추스르고
소리 나는 절름을 기우뚱 거리며
쏟아지는 비난과
흐르는 이슬이 마알간 잔 위에서 빛났다
어떤 이는 오지마라 하고
또 어떤 이는 가지마라 하고
아직은 저 하늘에 길을 잡아 보는데
영 옛날 같지가 않아
저 해마저 바삐 기우는데
너는 오늘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14년5월27일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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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베르톨트 브레히트
독일어 원문
ICH, DER ÜBERLEBENDE (나, 생존자)
Ich, weiß natürlich : einzig durch Glück.
Habe ich so viele Freunde überlebt.
Aber heute nacht im Traum.
Hörte ich diese Freunde von mir sagen :
"Die Stärkeren überleben."
Und ich haßte mich.
* Stärkeren-강한 사람
영문
I, The Survivor (나, 생존자)
I know of course: it's simply luck
That I've survived so many friends.
But last night in a dream
I heard those friends say of me:
"Survival of the fittest"
And I hated myself.
*fittest 잘 적응한 사람
살아 남은 자의 슬픔
<제목 한글 의역-김광규>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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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혼 夢魂 / 옥봉이씨(玉峯 李氏)
당신을 늘 생각하여 그리워 견딜 수 없어
꿈 속에서도 당신 집 앞을 서성이니
그 곳 집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것입니다....
오래 전 40대 중반의 어느 분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마음이 생겨
그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갈무리하지 못해
이 시를 보냈다는 사연이 있는......
夢 魂
近來安否問如何
月白紗窓妾恨多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已成沙
꿈속의 혼
요즘 어떠신 지 안부 여쭈오리다
창문에 달 비추니 나의 한이 깊어라
꿈속의 혼이 다닌 자취가 남는다면
문 앞 돌길은 이미 모래가 되었으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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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 크리스토퍼 로그
PierrePorte / JeuxDesScenes
Come to the edge,
he said.
They said:
We are afraid.
Come to the edge,
he said.
They came.
He pushed them and
they flew.
“ 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대답했다.
우린 두렵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밀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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