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4043) 해는 기우는데 / 손정모

intervia 2014. 5. 27. 18:06
      해는 기우는데 / 손정모 (14043) 아침 해가 떠서 어디로 가는지 먼 산 아래는 고요한 길이 뻗어있다 알 수 없는 시간은 멈추지 않고 이아침을 밀어 올려 중천에 다 달았다 해가 중천에 떠서 내려다보는 초원의 물길이 까마득한 절벽위에서 떨어지는 물새의 깃털 파아란 물감의 그림자로 짙어지는 시간의 깊이 있는 그 길이도 재어 보지도 못했다 삶에 지친 의자와 그 기억들을 추스르고 소리 나는 절름을 기우뚱 거리며 쏟아지는 비난과 흐르는 이슬이 마알간 잔 위에서 빛났다 어떤 이는 오지마라 하고 또 어떤 이는 가지마라 하고 아직은 저 하늘에 길을 잡아 보는데 영 옛날 같지가 않아 저 해마저 바삐 기우는데 너는 오늘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2014년5월27일ss ---------------------------------------- 생존자 -살아남은 자의 슬픔 / 베르톨트 브레히트 독일어 원문 ICH, DER ÜBERLEBENDE (나, 생존자) Ich, weiß natürlich : einzig durch Glück. Habe ich so viele Freunde überlebt. Aber heute nacht im Traum. Hörte ich diese Freunde von mir sagen : "Die Stärkeren überleben." Und ich haßte mich. * Stärkeren-강한 사람 영문 I, The Survivor (나, 생존자) I know of course: it's simply luck That I've survived so many friends. But last night in a dream I heard those friends say of me: "Survival of the fittest" And I hated myself. *fittest 잘 적응한 사람 살아 남은 자의 슬픔 <제목 한글 의역-김광규> 물론 나는 알고 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 남았다. 그러나 지난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 몽혼 夢魂 / 옥봉이씨(玉峯 李氏) 당신을 늘 생각하여 그리워 견딜 수 없어 꿈 속에서도 당신 집 앞을 서성이니 그 곳 집 앞 돌길은 모래가 되었을 것입니다.... 오래 전 40대 중반의 어느 분이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마음이 생겨 그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갈무리하지 못해 이 시를 보냈다는 사연이 있는...... 夢 魂 近來安否問如何 月白紗窓妾恨多 若使夢魂行有跡 門前石路已成沙 꿈속의 혼 요즘 어떠신 지 안부 여쭈오리다 창문에 달 비추니 나의 한이 깊어라 꿈속의 혼이 다닌 자취가 남는다면 문 앞 돌길은 이미 모래가 되었으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하시나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의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걸. ------------------------------------- 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 크리스토퍼 로그 PierrePorte / JeuxDesScenes Come to the edge, he said. They said: We are afraid. Come to the edge, he said. They came. He pushed them and they flew. “ 그가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대답했다. 우린 두렵습니다. 그가 다시 말했다. 벼랑 끝으로 오라. 그들이 왔다. 그는 그들을 밀어버렸다. 그리하여 그들은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