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링이야기

방랑자 잉거스의 노래 / 예이츠

intervia 2014. 5. 8. 16:46
      방랑자 잉거스의 노래 / 예이츠 머리 속에 타는 불 있어 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 가서 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 갈고리 바늘에 딸기 꿰고 줄을 매달아 흰 나방 날고 나방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낚았네. 돌아와 그걸 마룻바닥에 놓고 불을 피우러 갔을 때 뭔가 마룻바닥에서 바스락거렸고 누가 내 이름을 불렀네. 송어는 사과 꽃을 머리에 단 어렴풋이 빛나는 아씨가 되어 내 이름을 부르곤 뛰어나가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졌네. 낮은 땅 높은 땅 헤매느라고 비록 나 늙었어도 그녀가 간 곳을 찾아내어 입 맞추고 손 잡으리, 그리하여 얼룩진 긴 풀 사이를 걸으며 시간과 세월이 다 할 때까지 따리라 달의 은빛사과 해의 금빛 사과를.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William Butler Yeats I went out to the hazel wood, Because a fire was in my head, And cut and peeled a hazel wand, And hooked a berry to a thread; And when white moths were on the wing, And moth-like stars were flickering out, I dropped the berry in a stream And caught a little silver trout. When I had laid it on the floor I went to blow the fire aflame, But something rustled on the floor, And some one called me by my names: It had become a glimmering girl With apple blossom in her hair Who called me by my name and ran And faded through the brightening air. Though I am old with wandering Through hollow lands and hilly lands, I will find out where she has gone, And kiss her lips and take her hands; And walk among long dappled grass, And pluck till time and times are done The silver apples of the moon, The golden apples of the sun. 샛강에 서서/ 허정분 수수만년 누대를 흐른 강물에 눈이 내린다 눈보라치는 혹한 아랑곳없다는 듯 강물은 눈을 먹으며 촤르르, 촤르르, 제 몸에 죽비를 친다 분분한 눈발들이 적막에 길들여진 강기슭에 켜켜이 쌓이는 어스름 녘 가난을 제 부리에 묻힌 새 몇 마리가 직선과 곡선의 골격으로 허공을 받드는 아카시아 나무에서 졸고 자폭하듯 뛰어내리는 눈발들을 끌어안은 이 강물은 어느 산골짝 샛강 여울을 돌아 흘러 초경 터트리듯 저리 순결한 신음소리로 앓는 것일까 소리 벽을 치는 물살들로 깨어 있는 강바닥의 크고 작은 돌들이 제 몸의 무늬들을 선명히 마모시키며 둥글게 사는 법을 배워가는 이 강은 아직 강 밖 더러운 세상을 모른다 낙동강, 영산강, 금강, 남한강, 반도의 母川들을 한 물살로 수장시켜 죽이려는 운하인지 시궁창인지 그 음모를 모른다 다만 이렇게 깨어있는 정신으로 늘 새 물길로 흐르면서 주름 깊고 부드러운 어머니의 자궁 같은 큰 물길에 보태져서 그 젖줄에 삶의 호적을 둔 숱한 생들을 기르고 새파랗게 낯선 꿈을 날마다 흘려보낼 뿐이다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 Dono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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