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Newly)

(15005) 억울해도 출세는 못해

intervia 2015. 1. 30. 17:14
      억울해도 출세는 못해 / 손정모(15005) 억억억 단위로 돈 맛을 알더니 서민의 돈 일.십.백.천.만.십만.원 돈으로 보지 않는 갑질이 행행한다 티비값 확 오르고 유선료 널뛰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또 뛰어 서민은 숨가빠 너부려저 줄 상여 통곡 아이구아 이게 아닌 개비네 아니여 담배는 어찌 필꼬 금담배네 이 비싼걸 돈 많은 갑을 두고 어찌 을을 더 갈구고 하몬 났을라나 하몬 났을라나 아닌 개비네 아닌 것이여 그런 것이여 이랬다저랬다 비싼 수업료주고도 빰맞아 어이 못 살 곳이여 끽 소리 말고 그냥 죽여 평생 등기 한번 못한 한 좀 풀라고 그라는데 없는 돈 원님 덕에 명부에 올리고자 하노니 죽은 자에게 이름값 한다고 탓하지 마시라 산자는 기다려 주지않아도 사자는 기다려준다 서둘지 마시고 천천히 뉘엿뉘엿 얼펴오시라 어린자도 노유자도 아녀자도 얻어맞아 피멍들고 갑질앞에 엎드려 목구녕 살펴 노래 부르노니 아서라 이 보다 더 통곡의 노래를 불려야 하느냐 붕어빵에 붕어 없는 줄 세상이 다 알아도 붕어빵의 앙꼬 금니로 슬금슬금 웃으며 간다네 목축일 쪽박마저도 퍼 올릴 눈물 출세는 못한다 2015년1월30일ss ------------------------------------ 한계령에서 1 / 장덕수 온종일 서북주릉(西北紬綾)을 헤매며 걸어왔다. 안개구름에 길을 잃고 안개구름에 흠씬 젖어 오늘, 하루가 아니라 내 일생 고스란히 천지창조 전의 혼돈 혼돈 중에 헤메일지. 삼만육천오백날을 딛고 완숙한 늙음을 맞이하였을 때 절망과 체념 사이에 희망이 존재한다면 담배 연기빛 푸른 별은 돋을까 저 산은, 추억이 아파 우는 내게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하고 발 아래 상처 아린 옛 이야기로 눈물 젖은 계곡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저 산은, 구름인 양 떠도는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 홀로 늙으시는 아버지 지친 한숨 빗물 되어 빈 가슴을 쓸어 내리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온종일 헤메던 중에 가시덤불에 찢겼나 보다 팔목과 다리에서는 피가 흘러 빗물 젖은 옷자락에 피나무 잎새 번진 불길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애증(愛憎)의 꽃으로 핀다 찬 빗속 꽁초처럼 비틀어진 풀포기 사이 하얀 구절초 열 한 살 작은 아이가 무서움에 도망치듯 총총이 걸어가던 굽이 많은 길 아스라한 추억 부수며 관광버스가 지나친다. 저 산은 젖은 담배 태우는 내게 내려가라 이제는 내려가라 하고 서북주릉 휘몰아온 바람 함성 되어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 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 떠도는 바람처럼 ------------------------------------ 기다림의 시간 / 이경옥 아직은 아니라 해도 언젠가는 널 만나게 되리 낙엽이 날리던 강가에서 떨쳐버린 그 약속의 시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그 시간의 언어 너를 그 자리에 두지 못하고 이렇게 마음에 안고 살면서 햇살 고운 양지에서 너는 고개를 삐죽이 내밀어 나를 반기겠지 흰 눈이 쌓여 있는 그 언덕에 ------------------------------------ 비망록 / 김경미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 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 주려 노력하지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他人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 스물 네 해째 가을은 더듬거리는 말소리로 찾아왔다. 꿈 밖에서는 날마다 누군가 서성이는 것 같아 달려나가 문 열어 보면 아무 일 아닌 듯 코스모스가 어깨에 묻은 이슬 발을 툭툭 털어내며 인사했다. 코스모스 그 가는 허리를 안고 들어와 아이를 낳고 싶었다. 석류속처럼 붉은 잇몸을 가진 아이. 끝내 아무 일도 없었던 스물네 살엔 좀 더 행복해져도 괜찮았으련만. 굵은 잇몸을 가진 산두목 같은 사내와 좀 더 오래 거짓을 겨루었어도 즐거웠으련만. 이리 많이 남은 행복과 거짓에 이젠 눈발 같은 이를 가진 아이나 웃어 줄는지. 아무 일 아닌 듯해도,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 강물 위인들 걷지 못하랴. 문득 깨어나 스물다섯이면 쓰다 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 오래 소식 전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실낱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서였습니다. 아무것에도 무게 지우지 않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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